시리아 중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로 보이는 공격이 발생해 미군 2명과 미국인 통역사 1명이 숨졌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중동에서 IS가 감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미국인이 사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즉각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IS의 테러인 게 최종적으로 확인될 경우 미국의 시리아, 나아가 중동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IS 사상 따르던 시리아 군이 미군 향해 총격 테러”
미 중부사령부는 1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13일 IS 무장 대원 1명이 중부 팔미라에서 미군을 기습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라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미군과 시리아군 합동 경비단이 건물 밖에서 경비를 서던 중 총격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즉시 사살됐다.
NYT 등에 따르면, 당시 건물 안에서는 시리아 관료들이 팔미라 현지 인사들과 IS 소탕 작전을 논의하던 가운데 괴한이 인근 건물에서 기관총을 난사했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부상자들이 미군 헬기로 이라크 국경 인근 알탄프 미군기지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시리아군도 최소 2명 다친 것으로 보도됐다.
총격범은 시리아 내무부 산하 보안요원으로 확인됐다. 누르 딘 알바바 내무부 대변인은 국영TV를 통해 “테러범은 고위직은 아니며 최근 신원 재조사에서 IS가 추종하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인 ‘타크피리’ 사상을 지녔다는 의심을 받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테러범이 IS 조직원인지, 사상을 추종하던 인물인지 여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어떤 조직도 범행을 자처하지 않았지만 초기 판단상 IS 소행 가능성이 높다고 NYT에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위험 지역에서 벌어진 IS의 공격”이라며 “이번 공격은 시리아 정부가 통제하지 못하는 지역에서 발생했고, 샤라 시리아 대통령도 이번 공격에 분노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샤라 정권 안보 통제력 한계 드러나…트럼프 중동 전략 시험대
이번 테러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내 친미 정권 협조를 통해 중동을 안정시키고 미군 주둔을 줄이려 했다.
이에 미군은 올해 시리아 병력을 2000명에서 1000명 수준으로 감축하고 현지 군과 연합군 형태로 작전을 펼쳐왔다. 미군 주도 연합군은 최근에도 시리아 정부군과 협력해 IS 잔당 제거 작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번 테러로 여전히 IS가 건재하고, 시리아 정세도 불안하다는 게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12월 샤라 대통령이 이끈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 주도 반군이 아사드를 축출했지만, 각 무장조직이 통합되지 않았고 지역·종파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고 설전했다. HTS 출신 샤라가 미국에 접근하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이슬람 강경파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여전히 미군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S는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를 장악하며 신정국가를 선포했으나, 미군 주도 연합군의 공세로 2017년부터 영토를 잃기 시작했다. IS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도 미군 작전으로 숨지고 2019년 영토 기반은 사라졌다. 하지만 시리아·이라크 동부 사막에 흩어진 IS 잔당 1000~1500명이 게릴라 방식으로 공격을 이어왔다. 아사드 정권 붕괴 뒤 시리아의 권력 공백은 IS에 새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쿠르드 주도 시리아민주군(SDF) 자료를 인용해 올해 8월까지 IS가 117건의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연간 공격 횟수 73건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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