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열어라” 이란 “해협 통제 강화”… 벼랑끝 기싸움

  • 동아일보

[확전이냐 휴전이냐 갈림길]
트럼프 “석유 등 자유로운 이동 원해”
핵무기 포기도 종전 조건으로 걸어… 밴스는 “시한 전에 이란 답 올 것”
이란, 호르무즈 항행 새 규정 요구
英매체 “모즈타바 혼수상태 치료중”

“이란 초토화” 총 겨누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총을 이란 측에 겨누는 시늉을 하고 있다. 그는 7일까지 이란이 미국과의 합의에 나서지 않으면 발전소, 교량 등 이란의 민간 시설을 초토화하겠다는 기존 경고를 거듭했다. 워싱턴=AP 뉴시스
“이란 초토화” 총 겨누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총을 이란 측에 겨누는 시늉을 하고 있다. 그는 7일까지 이란이 미국과의 합의에 나서지 않으면 발전소, 교량 등 이란의 민간 시설을 초토화하겠다는 기존 경고를 거듭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이란 발전소 등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 당일인 7일(현지 시간) 미국과 이란은 날 선 신경전과 공방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하나의 문명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표현을 써가며 이란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인프라이며 해병대와 특수부대를 투입해 점령할 수 있단 전망이 제기됐던 하르그섬의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도 감행했다. 이란에 대한 막판 압박 조치로 풀이된다.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내고 “미국 지도자들은 우리의 기반 시설을 공격했을 때 그들의 어떤 자산이 우리의 사정권에 들어오는지 계산조차 못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협력국과 중동 밖의 지역으로도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 핵심 협상 쟁점에서 좀처럼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7일 “미국과 이란 간의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뚜렷한 진전은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공격 명령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2월 28일 발발한 미-이란 전쟁이 중대 기로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 트럼프, 호르무즈 완전 개방 요구에 이란 ‘통제권’ 주장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포함되지 않은 합의도 수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해협 개방은) 매우 큰 우선순위”라며 사실상 즉각적이고 완전한 개방을 요구했다. 또 “내가 수용 가능한 합의를 해야 한다. 그 합의의 일부는 우리가 석유와 그 밖의 모든 것에 대한 자유로운 이동을 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협 개방이 합의의 중요한 전제 조건임을 강조한 것이다. 또 그는 ‘이란이 해협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끝낼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엔 “이란이 아닌, 미국이 통행료를 부과하는 건 어떠냐”고 반문하며 수용 불가를 분명히 했다.

반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항행을 위한 새로운 프로토콜(규정) 수립’ 등이 포함된 답변서를 중재국 파키스탄에 전달했다고 이란 관영매체 IRNA통신 등이 전했다. 미국의 종전안에 대해 10개 항으로 구성된 공식 답변서를 전달했는데, 호르무즈 해협 통제 관련 내용이 비중 있게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법상 호르무즈 해협은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는 구역이다. 그러나 이란은 새 프로토콜을 통해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를 징수하거나, 선박의 화물과 목적지를 확인하는 검문 절차를 제도화하려는 포석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우리는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갖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완전한 핵 포기도 종전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지난달 23일 이란의 핵 포기를 포함해 15개 합의가 이뤄졌다며, 이란의 핵 개발 포기를 협상의 최우선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1일 CBS방송 인터뷰에선 “그건(고농축 우라늄) 너무 깊숙이 묻혀 있어 누구도 반출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핵문제에서 발을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시 이란에 핵 포기를 요구한 것이다. 반면 이란은 핵 폐기 등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7일 공격 유예 시한 전까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요구 등에 응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란의 10개 항 제안에 “이미 미국이 수용 불가라고 판단한 조건들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 ‘휴전안’ 두고도 절충점 찾지 못해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이 마련한 ‘45일 휴전안’에 대해서도 양측은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중재국들이 휴전 제안을 해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충분하진 않다”고 했다. 이란은 영구적 종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NYT는 “파키스탄 등이 45일의 휴전을 제안했지만 이란은 일시적 전투 중단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다만 양측이 막판 물밑 협상을 통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우리는 그들(이란)과 상대하고 있고, 내 생각에는 잘되고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양측의 대면 협상이 이뤄질 경우 J D 밴스 부통령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6일 전했다. 당초 이란과의 전쟁에 부정적이었던 밴스 부통령을 내세워 종전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 총선을 앞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를 지원하기 위해 7일 헝가리를 방문한 밴스 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과 관련해 “이란의 답을 기다리고 있고, 시한 전까지 이란의 답을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현재 혼수 상태로 이란의 시아파 성지인 쿰에서 치료 중이며 국정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6일 영국 더타임스가 전했다. 그는 집권 후 현재까지 모습과 육성 모두 드러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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