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내에서 미국이 이란 내 핵시설 3곳을 공습했지만 핵심 요소들을 파괴하지는 못했다는 보고서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24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지하 건물은 파괴되지 않았고, 핵 프로그램은 6개월 미만 지연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이날 CNN에 따르면 DIA의 평가는 미군의 공격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면 파괴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다르다.
미군은 21일(현지 시간) 감행한 ‘미드나잇 해머(Midnight Hammer·한밤의 망치)’ 작전에서 최신형 벙커버스터인 GBU-57 폭탄, 정밀 타격이 가능한 토마호크 미사일로 이란 핵시설 3곳을 공격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밝혔다.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도 22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공습이 이란 현지 시간 21일 오전 2시 10분에 시작해 25분 후에 끝났다고 공개하며 “공습한 세 곳의 핵 시설 모두 극심한(extremely severe) 손상과 파괴를 입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CNN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란이 생산해 보유하고 있던 농축우라늄은 파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란의 농축 우라늄 재고 대부분이 미국의 공격이 있기 전 이동됐고, 이로 인해 핵물질 대부분이 파괴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DIA의 초기 평가 보고서에는 이란의 피해가 대체로 지상 구조물에 국한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가 밀집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까지 피해를 입혔는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주요 매체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기념비적(Monumental)’, ‘말살(Obliteration)’ 같은 표현에 해당하는 피해가 이란 핵시설에 있었는 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19일 포르도 시설 터널 입구에선 화물 트럭 16대가 포착됐고, 하루 뒤엔 터널 입구에 새로운 흙더미가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란이 주요 장비와 우라늄을 옮겼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시설 내부 보호를 위해 터널 입구를 사전에 흙으로 메우는 작업을 진행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폭격을 당한 시설 인근의 지원 건물들은 대부분 손상 없이 유지되고 있다며 포르도 전체가 무력화됐는지는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DIA 보고서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으면서도 CNN에 “전적으로 틀린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CNN도 DIA의 보고서가 초기 평가인만큼 최종 보고서에는 다른 결과가 담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네덜란드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목표물을 타격했고 그것은 사라졌다”며 “CNN은 전부 쓰레기(scum)이자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한 조종사들에게 상처를 주고, 나를 깎아내리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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