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 “상선 항해 전면 허용”
군부 “얼간이 트윗으로 해협 안열려”
이란 파벌 싸움, 하메네이 사망으로 악화
美 협상 함수 더욱 복잡해졌다는 평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AP/뉴시스
이란 외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전면 개방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란 군부가 재봉쇄를 선언한 것을 두고 이란 정치 지도부와 군부 강경파 간 균열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윌슨센터 소속 모하메드 아메르시 이란 전문가는 “서방은 이란이 명확한 지휘 체계를 갖춘 국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외무부와 협상하면 그들이 상부에 보고하고 결정이 내려지면 끝이라는 식”이라며 “그러나 막상 위기가 닥치면 총을 가진 사람들이 논쟁에서 승리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즉 군부의 의견이 더 강한 힘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7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상업용 선박에 완전히 개방한다고 밝혔다. 그는 “레바논 휴전 상황을 반영해 남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항해를 전면 허용한다”고 했다.
이란 외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과의 ‘2주 휴전’ 만료일이 다가온 시점에서 타협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발표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즉각 트루스소셜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이후 뉴욕 증시가 반색하며 급등했고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그러나 걸프만에 정박 중인 선원들의 녹음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의 발표가 있던 당일 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해상 무전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폐쇄된 상태라면서 해협을 통과하려면 자신들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IRGC는 당시 “우리는 어떤 얼간이(idiot, 아라그치 장관)의 트윗이 아니라 우리의 지도자인 이맘 하메네이의 명령에 따라서만 해협을 열 것”이라고 했다.
IRGC 산하 매체인 타스님통신도 아라그치 장관의 발표에 대해 “외무부는 이러한 소통 방식을 재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란 합동군사령부는 18일 성명을 내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 군의 엄격한 통제 아래 이전 상태로 복귀했다”며 “현재 이란군의 엄격한 관리 및 통제하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보고서에서 외무부와 IRGC 간 이견에 대해 “이란 정권 내부의 광범위한 분열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ISW는 “파벌 싸움은 파벌 간 중재자 역할을 해왔던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사망으로 더 악화됐다”며 “강력한 중재자가 없는 상황에서 IRGC 파벌은 앞으로도 이란의 의사 결정에 지배적인 역할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란 관계자들도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이후 이란 정치 지도부와 군부 간 일관된 소통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분열은 미국의 외교적 성과 도출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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