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미국이 이란과 체결하는 어떤 합의든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네타냐후)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결정권은 내가 쥐고 있다. 모든 결정은 내가 한다. 네타냐후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하자 이란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나왔다.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습은 지난 4월 체결된 미국과 이란 간 휴전 이후 처음이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자제하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군의 강경 대응 기조와는 상반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FT에 “그 일(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은 합의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어떻게 끝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사실상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한 공격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일은 계산 방식에 따라 3000년 또는 47년 동안 계속돼 온 갈등의 일부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란과의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장담했던 기존 입장과 달리 “협상은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또 “합의가 성사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번 공격이 결과를 좌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만약 협상이 결렬될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며 “첫 번째는 우리가 군사적으로 아직 처리하지 못한 나머지 부분을 정리하기 위해 직접 개입하는 것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또 다른 경우는 이란에 대한 봉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라며 “그 봉쇄는 아마도 지금까지 그 나라를 상대로 이뤄진 어떤 공격보다도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해 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지난주 두 정상 간의 통화 내용이 미국 매체 악시오스를 통해 공개된 이후 나온 것이다.
앞서 악시오스는 한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당신은 완전히 미쳤다. 내가 아니었다면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며 “이제 모두가 당신을 싫어하고, 이번 일 때문에 이스라엘도 미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FT 인터뷰에서 해당 통화가 실제로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으며 보도 내용도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이란은 이스라엘이 영구적인 휴전에 동의하는 것이 미국과의 핵 협상 타결을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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