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안전보장 시작부터 난항… 러 “우리 뺀 논의 무의미”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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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軍수뇌부 다국적군 창설 논의
러 “中도 참여 동등한 기반때만 수용”
美국방차관 “美, 최소 역할만 할 것”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 수뇌부가 20일 화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해당 논의에 자국뿐 아니라 중국도 포함돼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영토 교환’의 핵심 전제 조건인 ‘안전 보장’ 논의가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군 장성인 알렉서스 그링커위치 나토 유럽동맹 최고사령관(SACEUR) 등 나토 32개 회원국의 군 수뇌부들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 주세페 카보 드라고네 나토 군사위원장은 이날 화상회의 종료 후 X에 “훌륭하고 솔직한 논의를 했다.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에 우리는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18일 우크라이나 방산 기업 파이어 포인트의 비밀 공장에서 직원들이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플라밍고’를 살펴보고 있다. AP 뉴시스
18일 우크라이나 방산 기업 파이어 포인트의 비밀 공장에서 직원들이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플라밍고’를 살펴보고 있다. AP 뉴시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 주요국들은 평화협정 체결 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다국적군 창설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영국, 프랑스가 주도해 온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이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나토 군 수뇌부는 파견 병력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를 놓고 고심 중이라고 AP는 전했다. 대규모 다국적군이 우크라이나에 주둔하거나, 이른바 한국식 완충지대에서 국경 지역을 보호하는 제한적 역할만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논의가 본격화되자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러시아를 빼고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은 (실체 없는 허상과 같은) 유토피아이며 무의미한 길”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이어 라브로프 장관은 특히 “러시아 없이 논의된 집단적 안전 보장안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등이 참여한 가운데 안전 보장이 동등한 기반에서 제공될 경우에만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국과 중국이 빠진 안전 보장안에 대해선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 이는 최근 미-러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유럽의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을 일정 부분 수용키로 했다는 미국 측 설명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미국의 뜨뜻미지근한 반응도 심상치 않다. 20일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전날 영국, 프랑스, 독일, 핀란드 등의 군지휘부 인사들과의 회의에서 “최소한의 역할만 하겠다”고 발언했다. 앞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및 유럽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안전 보장의 일원이 되겠다”고 밝힌 것과 역시 온도 차가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안전 보장#평화협정#북대서양조약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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