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던 獨 좌파당 살려낸 ‘틱톡 여왕’[지금, 이 사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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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총선 ‘깜짝 승자’ 라이히네크 대표
진보성향 청년 공략해 64석 차지
‘메르츠에 호통’ 영상 700만회 조회

“‘틱톡 여왕’이 죽어 가던 독일 좌파당을 살렸다.”

23일 치러진 독일 총선의 ‘깜짝 승자’로 군소 진보정당 좌파당(The Left)이 꼽힌다. 올해 초까지 여론조사에서 좌파당은 3%대 지지율에 그쳐 연방의회 입성 요건인 ‘득표율 5%’ 달성조차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8.8%를 얻어 연방의회 630석 중 64석을 차지했다. 4년 전 총선 득표율(4.9%)보다 훨씬 높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좌파당의 약진 이유로 소셜미디어 틱톡, 인스타그램 등을 즐겨 쓰는 37세 원내대표 하이디 라이히네크(사진)를 꼽았다. ‘틱톡 여왕’으로 불리는 그는 왼쪽 팔에 19세기 말∼20세기 초 독일에서 사회주의 혁명을 시도했던 유대계 여성 운동가 로자 룩셈부르크의 얼굴을 문신으로 새길 만큼 강경 좌파 성향이다. 이런 그를 포함한 좌파당 수뇌부가 전국 임대료 6년간 동결, 임대료 폭리를 신고하는 앱 설치, 부유세 등 진보 성향의 젊은층이 선호하는 공약을 강조하며 약진했다는 것이다.

2007년 창설된 좌파당은 이번 선거에서 18∼24세 청년 유권자로부터 27%의 지지를 얻었다. 수도 베를린에서는 득표율 19.9%로 1위 정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옛 동독의 집권당인 ‘사회주의통일당(SED)’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복지 확대, 독일 주둔 미군 철수 등을 외친다.

1988년 동독 지역인 작센안할트주에서 태어난 라이히네크는 할레비텐베르크 마르틴루터대에서 중동학과 정치학을 공부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베를린 의회에서 이번 총선의 지지율 1위 정당을 이끌고 있으며 차기 총리로 유력한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메르츠 대표는 일부 인사가 나치를 추종하는 강경 보수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반이민 정책을 두고 협력하려 했다. 그러자 라이히네크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80년을 맞은 지금 나치 이념을 계승한 사람들과 협력하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 영상은 7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독일 총선#틱톡 여왕#깜짝 승자#라이히네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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