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챗GPT를 뽑지 않았다”…스웨덴 총리 “AI에 국정자문” 발칵 [지금, 이 사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6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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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운영 자문을 인공지능(AI)에게 구한다고 밝혀 논란이 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헤이그 = AP뉴시스]
국정운영 자문을 인공지능(AI)에게 구한다고 밝혀 논란이 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헤이그 = AP뉴시스]
“나는 인공지능(AI)을 꽤 자주 사용한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다른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생각했을지 AI에 묻곤 한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62·사진)가 3일 현지 경제지인 디겐스인더스트리와의 인터뷰 중 이같이 말했다가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정부의 민감한 내부 정보가 AI 업체에 흘러 들어갔을 것이란 비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또 AI가 사용자 성향과 관점에 맞춰 정보와 대안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크리스테르손 총리가 편향된 관점으로 정책 기획 또는 분석에 임했던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5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크리스테르손 총리의 ‘AI 의존 발언’ 뒤 논란이 커지자 스웨덴 총리실은 크리스테르손 총리가 AI에 국정 자문을 맡긴다는 발언과 관련해 “민감 정보는 올리지 않는다. AI는 참고용일 뿐이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스웨덴에선 총리가 국정 운영 관련 정보를 AI에 올리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특히 크리스테르손 총리가 미국 오픈AI의 챗GPT와 프랑스 미스트랄의 르샤를 자주 사용하는 AI라고 밝히면서 비판과 우려는 더 커지는 상황이다. 국정 운영 정보가 다른 나라 기업의 서버에 대거 저장됐을 것이란 의혹 때문이다.

스웨덴 우메아대의 버지니아 디그넘 교수(컴퓨터과학)는 “결국 단순한 일까지 AI에 의존하고 과신할 위험도 커진다”며 “AI는 스스로 생각하거나 정치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고, 결국은 이를 설계하고 훈련시킨 이들의 생각과 편향을 반영하는 도구”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챗GPT에 투표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중도우파 성향인 온건당 대표로 2022년 10월 집권했다. 스웨덴의 명문 웁살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젊은 시절 잠시 체조선수로도 활동했다. 정치 입문 전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한 이력도 있다. 그는 총리 취임 뒤 이민 규제와 불법 이민자의 범죄 단속 등을 강화하고 있다. 평소 AI 산업에 대한 관심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유럽연합(EU)의 AI 규제가 과도한 만큼 완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수 차례 밝혔다. 또 “스웨덴에 기반을 둔 AI 언어모델이 개발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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