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경주 온다…13년만의 美中정상 동시 방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0일 0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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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역-우크라 등 문제에 진전
내년 韓 APEC 정상회담서 만나기로
시 주석도 적절한 시기 미국 올 것”

시진핑 “긍정적 통화, 협상 합의 기뻐
美, 일방적 무역제한 조치는 자제해야
2차대전 함께 싸운 동맹국, 잊지 않아”

출처 CCTV 방송화면·AP 뉴시스
출처 CCTV 방송화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미중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19일 밝혔다.

시 주석의 가장 최근 방한은 박근혜 정부였던 2014년 7월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당시 2017년 11월 방한했다. 미중 정상이 동시에 한국에 오는 것은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정상 간 통화를 마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방금 중국의 시 주석과 매우 생산적인 통화를 마쳤다”며 “우리는 무역, 펜타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을 종식시킬 필요성, 틱톡 거래 승인 등 많은 매우 중요한 문제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또한 우리가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서 만날 것이고, 나는 내년 초에 중국에 갈 것”이라며 “시 주석도 마찬가지로 적절한 시기에 미국에 올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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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 통화는 매우 좋았고, 우리는 다시 통화할 것”이라며 “틱톡 협상 승인에 감사하며, 둘 다 APEC에서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관영 중국중앙(CC)TV도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내용을 전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과의 틱톡 협상 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는 긍정적이었다”며 “기업 협상이 합의를 이루게 된 것에 대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여러 차례의 협상을 통해 이룬 성과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일방적인 무역 제한 조치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미중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미는 상호 성공과 공동 번영을 실현하여 양국과 전 세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양측이 상호 존중, 평화 공존, 그리고 윈윈 협력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근 양국 협상은 평등, 존중, 호혜의 정신을 보여줬다”며 “양측은 관계의 미해결 문제를 지속적으로 적절히 해결하고 윈윈(win-win) 결과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른바 ‘관세 전쟁’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시 주석은 “미국은 여러 차례의 협상을 통해 이룬 성과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일방적인 무역 제한 조치를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 문제에 대해선 “틱톡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중국 정부는 기업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시장 규칙에 기반한 상업 협상을 진행하고 중국 법률 및 규정을 준수하며 이익의 균형을 이루는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이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차별 없는 사업 환경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함께 싸운 동맹국이었다”는 말도 했다. 이는 최근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이 과연 매우 적대적인 외국 침략자로부터 중국이 자유를 되찾도록 미국이 중국에 제공한 막대한 지원과 ‘피’에 대해 언급할지가 큰 의문”이라고 밝힌 것에 대한 일종의 답변 격인 것으로 풀이된다.

2차 대전 당시 미국을 주축으로 한 연합국이 일본을 패망시킴으로써 일본과 전쟁을 하던 중국을 지원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미군 플라잉 타이거즈 생존자 가족들을 천안문 성루에서 열병식을 참관하도록 초대했다”며 “중국 인민은 미국과 다른 반파시스트 동맹국들이 중국의 항일전쟁에 제공한 귀중한 지원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항일전쟁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중국의 열병식이 훌륭했다”며 “미중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과 장기적이고 건전하며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며 “미국은 양국 간 경제 및 무역 협력을 증진하고, 틱톡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기 위한 양국 간 협의를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세계 평화 유지를 위해 중국과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시진핑#한중 정상회담#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경주 A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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