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주장 ‘코드’ 맞는 前연준이사
트럼프와 친밀한 에스티로더 가문의 사위
쿠팡 주식 136억원 보유한 사외이사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런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임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56·사진)를 30일(현지 시간) 지명했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자신이 강조해 온 금리 인하에 긍정적이며, 동시에 민간 투자은행과 연준에서 모두 활동한 경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워시 후보자를 지명한 것으로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워시 후보자가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조해 왔다고 전했다. WSJ도 워시 후보자가 과거에는 매파 성향(통화 긴축 선호)으로 분류됐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에는 비둘기파 성향(통화 완화 선호)을 보여 왔다고 진단했다. 워시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도 옹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원이며 유대계인 워시 후보자는 1970년 뉴욕주 알바니에서 태어났고 스탠퍼드대(공공정책학)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월가의 유명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에서 1995년부터 2002년까지 활동했다. 이후 2006년까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백악관 경제자문역으로 활동했다. 2006년~2011년 역대 최연소 연준 이사로 활동하며 연준과 인연을 맺었다.
워시 후보자는 2019년 10월부터는 쿠팡의 지분 100%를 소유한 모회사이며 미국에 있는 쿠팡Inc의 이사회 사외이사로 활동해왔다. 지난해 6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워시 후보자는 쿠팡 주식 47만582주, 주당 20달러로 환산 시 약 941만 달러(약 136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민간 기업 이사나 임원, 자문직 겸직을 금지하는 연방 이해 충돌법 등에 따라 쿠팡 사외이사를 사임해야 한다. 보유한 상장 주식도 처분할 것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
워시 후보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7년 유력 차기 연준 의장으로 거론됐으나 스티브 므누신 당시 재무장관이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파월 의장에 밀렸다.
워시 후보자의 지명 배경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시 후보자는 미국 화장품 대기업 에스티로더 가문의 사위인데, 그의 장인인 로널드 로더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 등을 조언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역시 유대계인 로더는 공화당의 주요 후원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연준 의장은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하면 연방상원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 압박 등을 놓고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어 청문회 통과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파월 의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까지이나 연준 이사로서의 법적 임기는 2028년 1월 말까지다. 그가 이사직을 사퇴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 갈등을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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