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단체 협상 불가’ 원칙 깨고
하마스 접촉 미국인 인질 석방 논의
시리아 “前정권 화학무기 전량폐기”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의 석방을 위해 1997년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직접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테러단체와 협상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원칙을 깬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또한 기존 미국 행정부와 다른 행보라고 논평했다.
5일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애덤 볼러 인질 담당 특사는 최근 카타르 도하에서 하마스 간부들과 미국인 인질 석방 문제를 논의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또한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내용을 질문받자 “현재 대화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약 200명의 인질을 붙잡았다. 이후 간헐적으로 인질을 석방했으며 현재 억류 중인 인질은 총 59명으로 파악된다. 이 중 21세 미국인 남성, 미국인 유해 4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트루스소셜에서 하마스를 향해 “당장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살해한 사람들의 시신을 즉각 반환하지 않으면 끝장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를 수용하지 않을 시엔 이스라엘에 이 일을 마무리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보내겠다. 하마스 구성원은 단 한 명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 경고”라며 “기회가 있을 때 가자지구를 떠나라”고 하마스를 압박했다.
한편 시리아 과도정부의 아사드 하산 알 시바니 외교장관은 같은 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국제 화학무기 감시단체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위원회 연설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전 정권이 비축한 화학 무기를 전량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사드 정권은 집권 당시 반대파에 사린 가스 등 국제법이 금지한 화학 무기를 사용해 큰 지탄을 받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해 말 출범한 시리아 과도정부가 이 화학 무기를 어떻게 할지를 두고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 왔다. 시리아 과도정부는 최근 서방을 향해 연일 유화 행보를 취하며 자신들을 정통성 있는 정부로 인정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포기 선언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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