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군과 경찰이 예멘 후티 반군 미사일이 떨어진 구역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후티 반군이 쏜 미사일이 공항 주변에 낙하하면서 6명이 부상했다. 2025.05.04. 텔아비브=AP/뉴시스
“후티에 대한 이번 공격은 마지막이 아니다.”(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을 중동의 재앙으로 끌어들이려 한다.”(압바스 아그락치 이란 외교장관)
이스라엘이 5일 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에 대규모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후티가 4일 미사일로 이스라엘 경제 중심지인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타격한 지 하루 만이다. 후티의 지원자이며 최근 미국과 핵협상을 진행 중인 이란은 이스라엘의 이런 행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전투기 20대를 동원해 후티의 핵심 근거지인 예멘 서부 호데이다의 항구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현지 매체 알마시라TV는 이번 공격으로 최소 1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지 매체 와이넷에 “‘자제의 시간’은 끝났고, 이번 공격은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추가 공습도 예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극우 내각이 텔아비브에서 약 2400km 떨어진 호데이다에 전투기 수십 대를 동원해 공격을 감행한 건, 하루 전 후티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해 텔아비브에서 6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에 따른 국내 비판을 만회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압바스 아그락치 이란 외교장관은 같은 날 ‘X’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거듭 대(對)이란 강경책을 주문하며 핵협상 타결을 방해하고 있다며 “네타냐후가 이란과의 외교에서 (미국이)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뻔뻔스럽게 지시하려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패한 바이든 팀(조 바이든 행정부)’을 속여 230억 달러에 달하는 전례 없는 규모의 돈(군사 지원)을 쏟아붓게 한 네타냐후가 미국을 중동의 또다른 재앙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하루 전 네타냐후 총리는 내각 회의를 통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를 완전히 점령하고 무기한 군대를 주둔시킨다는 ‘기드온의 전차’ 계획을 승인했다. 그는 5일에도 ‘X’를 통해 “가자지구에서 철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보다 더 강경한 보수 성향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 또한 같은 날 “가자지구를 점령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같은 강경 행보에 어떻게 대처할 지도 관심이다. 그는 오는 13~16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권 주요 3개국을 찾는다. 이스라엘 방문은 예정돼 있지 않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란과의 핵협상을 재개하고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 계획에 반대한 것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다. 반면 관세 전쟁에 따른 고물가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세이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전쟁 중재에서 별다른 성과를 못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 타결’ 같은 외교 치적을 통해 국정 운영 동력을 얻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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