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중국 위협 임박… ‘美-안보, 中-경제’ 외교는 위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31일 1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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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아시아 국가들을 향해 “중국의 위협은 실재하고 있으며, 임박했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그러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압박이 커짐에 따라 해외 방위력을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아시아 국가들이) 스스로도 방위에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며 국방비 증액을 압박했다.

●“중국 위협 임박, 방위비 5%로 늘려라”

헤그세스 장관은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에서 중국에 대해 “(중국 인민군이) 실전 연습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중국이 대만을 2027년 이전에 침공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한 것이다. 그러면서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주둔을 확대하겠다는 점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헤그세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이들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 간접적인 경고를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은 중국과 그들의 문명에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지만 이 중요한 지역에서 밀려나지 않을 것이며, 동맹국과 파트너국들이 (중국에) 종속되거나 위협을 받지 않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헤그세스 장관은 인도 태평양 국가들에 방위비를 현재보다 증액하라고 압박했다. 그는 “우리는 전쟁을 억제하고 힘을 통해 평화를 이루기 위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동맹국과 파트너국들이 이 중요한 일에 함께 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한 사례를 언급했다.

●“美-안보, 中-경제 전략은 위험”

한 편으로 헤그세스 장관은 인도태평양 국가들에 명확한 ‘우방국’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실리 외교’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중국의 악의적 영향력을 심화시킬 뿐이며, 긴장 상황에서 우리의 방위 결정 공간을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가가 중국과는 경제 협력을, 미국과는 안보 협력을 동시에 하려고 생각하지만, 중국은 그런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그세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침을 반영한 내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국방 전문매체 디펜스뉴스는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헤그세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태미 덕워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헤그세스 장관의 연설 직후 미국이 인도태평양 국가들에 방위력을 계속 제공한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국방장관의 발언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우리 친구들을 깔보는 듯한 태도였다”며 “미국은 다른 국가에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하지 않으며, 다만 국제적 규범이 유지되도록 하고 우리 친구들에게 그 규범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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