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90분 통화…희토류-대만 문제 이견 못좁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6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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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 2월 시작된 미중 관세 전쟁 이후 처음 통화했지만, 양국 간 이견이 여전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중은 정상 간 통화 직후 고위급 무역협상 재개를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합의 사항은 없었다. 대신 희토류 수출 통제와 대만 문제 등 각자의 관심 사항만 언급했다. 이날 AP통신은 “이번 통화는 무역 협상이 탈선되는 걸 막았지만, 주요 쟁점들에 대한 명확한 돌파구는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두 정상의 통화는 미국 측 요청으로 이뤄졌고,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시 주석은 90일간 관세를 내리기로 한 양국의 제네바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건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협정을 엄숙하고 진지하게 이행했다”며 “미국은 이뤄진 진전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중국에 대한 부정적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EDA) 수출 통제,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비자 발급 취소 등의 각종 조치를 지적한 것.

시 주석은 또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와 관련해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야 하며, 극소수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중-미 양국을 충돌과 대립의 위험한 상황으로 끌고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만 문제는 향후 미중 협상에서 협상 카드가 될 수 없는 ‘레드라인’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통화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통화가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시 주석과의 통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지만, 중국 정부는 이에 소극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쟁점인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관련해 “희토류의 복잡성에 대해선 더 이상 어떠한 의문 제기도 없어야 한다”며 합의 도달을 시사했지만, 구체적인 추가 설명은 없었다.

정상 통화 직후 중국 정부에서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한 발표는 없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대만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희토류 수출 통제 등 핵심 사안에서 미중 간 이견이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 코넬대 경제학과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베이징과 워싱턴 발표의 비대칭성은 시 주석이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별다른 양보를 얻어내지 못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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