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이민자 추방 항의 시위에 주방위군 2000명 배치
헤그세스 국방 “해병대, 주방위군 지원할 준비 됐다”
ⓒ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불법 체류자 단속에 나선 이민 당국과 이에 반발하는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군 병력 투입을 명령하면서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 시장은 무능하다며 최소 2000명의 주방위군 투입을 명령했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의도적으로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배스 시장은 사태 해결을 위해 법 집행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위는 어떻게 시작됐나
첫 번째 시위는 지난 6일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단속국(ICE) 요원들이 LA에서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에 나서면서 촉발됐다.
LA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과 불법 체류자 체포에 반발하는 시위가 지난 6, 7일 벌어졌다. 연방 요원들은 도시 최소 두 곳에서 목격됐다고 한다. 불법 이민 단속에 나선 요원들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탄 등을 발사했고, 곳곳에서 열린 시위는 격해졌다.
지난 7일 LA 중심지에서 남쪽으로 약 25㎞ 떨어진 파라마운트 주민들은 연방 요원들이 산업단지에 모이는 것을 목격했다. 주민들은 인근 도로를 차단하기 시작했다. 이는 시위대 300여 명과 연방 요원이 대치하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시위는 8일 이어졌다. ◆ 시위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시위대가 연방 요원들에게 현장을 떠나라고 소리쳤고, 요원들이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언어적 폭력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요원들은 군중을 통제하거나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최루탄을 발사하거나 섬광탄을 사용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에 맞서 폭죽을 터뜨렸다. 지난 6일 시위에서 최소 한 명이 부상했다. 그다음 날 시위에선 부상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트리시아 매클로플린 미 국토안보부(DHS) 차관보는 지난 6일 약 800명의 시위대가 LA 관공서를 포위하고 건물에 침입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시위대가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들을 폭행하고 타이어를 절단했으며 공공재산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 연방 요원들은 LA에서 무엇을 했나
ICE는 지난주 LA에서 조직범죄 조직원과 범죄 전력이 있는 이민자를 포함해 최소 118명을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ICE는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 요원들과 관리들은 폭력적인 시위에도 불구하고 LA에서 이민법을 계속 시행했다”라고 밝혔다.
LA를 관할하는 캘리포니아주 중부 지검의 빌 에셀리 검사장 대행은 10명이 넘는 시위대가 체포됐으며 더 많은 시위대가 연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셀리 대행은 “우리는 연방법 집행을 방해하는 자들을 계속 체포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캘리포니아와 전국 각지에서 DHS의 이민 단속 작전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남부 국경 통제 강화와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을 약속했다.
◆ 트럼프 시위 진압에 주방위군 동원 논란
백악관은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이 주방위군에 ICE 요원과 정부 관계자, 연방 재산을 일시적으로 보호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소요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하는 것은 드문 일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주방위군 투입에 이어 ‘반란법’(Insurrection Act) 발동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란법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방위군을 투입한 근거와 같은 연방법전 제10편에 속해 있지만 내용에 다소 차이가 있다.
반란법을 적용하면 대통령이 폭동 및 반란 진압을 위해 군대를 직접 투입할 수 있다. 또 주지사의 동의 여부도 불필요하며, 군이 직접 치안 임무 등 법 집행 활동도 할 수 있다.
미 북부사령부 대변인은 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주방위군은 연방법전 제10편에 따라 배치됐다고 말했다.
◆ 트럼프 주방위군 이어 해병대 보내나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8일 엑스에 남부 캘리포니아 펜들턴에 주둔한 해병대가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LA에 파견된 주방위군을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법 집행기관에 대한 공격은 용인할 수 없다며 “주방위군과 해병대는 필요하다면 ICE와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는 현역 해병대원을 시위 장소에 배치하는 것은 “정신 나간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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