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33년전 LA폭동 맞선 ‘한인 자경단’ 사진 꺼낸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9일 2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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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루프탑 코리안’ 부각 시켜
트럼프의 軍투입 정당화 노린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 상점가를 지키기 위해 무장한 한인을 연상시키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해당 사진은 한국계 미국인 강형원 기자가 LA타임스에서 활동할 당시 촬영한 사진이다.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 상점가를 지키기 위해 무장한 한인을 연상시키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해당 사진은 한국계 미국인 강형원 기자가 LA타임스에서 활동할 당시 촬영한 사진이다. 트루스소셜 캡처
“루프탑 코리안을 다시 위대하게!(Make Rooftop Koreans Great Agai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지속되는 가운데, 9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 상점가를 지키기 위해 무장한 한인을 연상시키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한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건물 옥상에서 총기를 손질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상단에는 ‘한인들이 옥상에 오르자 폭동이 멈췄다’는 의미의 문구가 적혀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사진과 함께 “루프탑 코리안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썼다. ‘루프탑 코리안’(지붕 위의 한국인들)은 1992년 LA 폭동 당시 자경단을 만들어 직접 총대를 메고 옥상으로 올라가 한인 사회를 지킨 교민들을 일컫는 말이다.

당시 폭동은 수년간 지속된 경찰의 만행에 대한 흑인들의 분노에서 시작됐다. 백인 경찰관들이 흑인 운전자 로드니 킹을 집단 폭행한 뒤 무죄 판결을 받자 흑인들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는데, 이는 무장 갱단의 폭력으로까지 이어졌다. 폭도들은 상대적으로 경계가 느슨했던 한인 타운으로 몰려가 약탈하기도 했다. 이때 ‘루프탑 코리안’이 등장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33년여 만에 ‘옥상 한국인’ 이미지를 들고나온 데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시위대 강경 진압이 정당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 이번 LA 시위를 과거 폭동과 비교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트럼프 주니어의 게시물도 논란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025년의 시위는 1992년의 광범위한 격변과 폭력에 비하면 매우 미약하다”며 “시위자들은 분노를 주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게 표출했으며, 다른 주민들에게는 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으로 인해 LA에서는 지난 6일부터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주 방위군 300명을 투입했다.

#트럼프 주니어#루프탑 코리안#불법 이민자 단속#LA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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