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최후통첩” 언급한 트럼프…이란 정권 교체도 “계획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19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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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이란을 겨냥한 미군의 ‘군사 개입’ 가능성에 대해 “생각은 있지만, 최종 결정을 아직 내리진 않았다”며 “나는 마감 1초 전에 결정 내리는 걸 좋아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군사 개입 준비는 이미 끝났다며 이란에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그는 전날엔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요구하며,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등과 함께 백악관 상황실에서 중동 관련 긴급회의를 가졌다. 실제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어떤 시나리오가 적절할지, 성공 가능성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밤 고위 참모들과 비공식 회의에서 이란 공격계획을 이미 승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이란의 핵포기 여부를 지켜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거라고 WSJ는 덧붙였다.

● 트럼프, 이란 핵시설 ‘포르도’ 해제 이상 원해

“‘최후의 최후통첩’(the ultimate ultimatum)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이란에 최후통첩을 보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란의 핵무기 고도화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군사 개입이 임박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물론 그렇다”면서 “나는 모든 상황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우리는 소위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는 쉬운 표적”이라고 했다. 항전 의지를 밝힌 하메네이 정권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의 협상은 이제 훨씬 더 어려워졌다. 간단히 말하면 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란이 핵심 핵시설인 포르도를 해제하는 게 미국과의 협상 조건이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스라엘의 융단 폭격으로 궁지에 몰린 이란이 핵시설 해제 수준을 넘어 완전한 핵포기에 가까운 양보를 해야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는 매우 중요한 주가 될 것”이라며 “어쩌면 일주일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빠르면 일주일 내 군사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국방부의 역할은 (대통령을 위한) 옵션을 마련하고, 그 함의까지 분석해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초대형 폭탄인 ‘벙커 버스터’ 활용 등 다양한 군사적 선택지를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음을 시사한 것. WSJ는 미국의 잠재적 타격 목표 중 하나로 포르도를 지목했다. 산악지대 지하 깊숙이 위치한데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포르도를 타격하려면 벙커 버스터가 필요하다. WSJ는 또 미 해군 구축함 3척이 이미 동지중해에 배치됐고, 항공모함 전단 2개는 아라비아해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 “군사 개입 반대” 트럼프 지지층 분열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부에서 분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과 마가는 ‘미 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대외 군사 개입을 자제하는 기조를 갖고 있다. 그런 만큼 마가 내부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며 군사 개입을 지지하는 의견과 충돌하고 있다는 것.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마가 분열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경력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진단했다.

보수 방송인 출신인 터커 칼슨은 16일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을 비판하며 “우리는 미국의 종말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힐을 신은 트럼프’로 불리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조지아) 역시 17일 X에 “미국이 이란에 개입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아메리카 퍼스트’도 아니고 ‘마가’도 아니다”라고 썼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싸움을 원하진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싸움과 이란의 핵무기 보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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