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르 하타미(가운데) 이란 육군 총사령관이 23일(현지 시간) 이란 내 줄피카르 중앙사령부에서 고위 지휘관들이 배석한 가운데 각급 주요 지휘관들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2025.06.23 테헤란=AP/뉴시스
이란이 카타르 도하의 미군 기지에 미사일 수 발을 발사했다. 도하에서는 섬광과 폭발음이 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알자지라는 23일(현지시간) “테헤란이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를 발표하고,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 기지에 주둔한 미군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현지 소식통을 통해 “도하 상공에 섬광(Flare)이 보였으며, 큰 폭발음도 들렸다”고 전했다. 다만 이 언론은 “이 것이 미사일인지 방공 시스템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23일(현지시간) 미국 액시오스(Axios)도 이스라엘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카타르에 있는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 6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이란의 보복 타깃으로 지목된 중동 내 미군기지들. 현재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튀르키예, 시리아, 이라크 등지에 주둔 중인 약 4만 명의 미군 병력이 이란 미사일의 사정권 안에 들어 있다. 서울=뉴시스 앞서 미국은 21일 이란의 포르도 핵시설 등 주요 핵시설 3곳을 ‘한밤의 망치(midnight Hammer) 작전’을 통해 기습적으로 공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타격할지 2주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발언한 지 단 이틀 만이다.
이에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중동 내 모든 미국 시민이나 군인은 이제 합법적인 표적이 됐다”며 “미국이 입는 피해는 이란보다 더 클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 공격을 예고한 바 있다.
이 같은 미국의 공격과 이란의 발언이 나온 지 단 하루 만인 22일 이스라엘이 미국이 친 이란의 핵시설을 도 한 번 타격하며 이란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22일(현지 시간) 이란의 이스파한 핵시설이 미국의 공습으로 파손돼 있다. 2025.06.23 이스파한=AP/뉴시스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교전에 미국이 참전하고, 이란이 미군 기지에 보복 공격을 실행에 옮기면서 중동의 불안이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모센 레자이 전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은 미국이 작전을 개시하기 수 시간 전 국영 TV IRIS에 출연해 “미국이 개입한다면 이란은 미군 기지를 타격하고, 페르시아만(걸프만) 내 기뢰를 폭파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실제 이란이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한 데 이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후속 군사조치에 들어설 경우 국제유가 급등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또 해당 지역을 오가는 무역선들의 안전 보장이 어려워져 글로벌 물류망이 대폭 제한될 수 있다.
이처럼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기 때문에 이란이 실제 미군 타격 등 군사력을 동원한 후속 조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실제 이란이 중동 지역 제3국의 미군 기지를 타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동 정세는 오리무중으로 빠지고 있다.
카타르는 이 같은 이란의 공격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카타르는 도하에 폭발음과 섬광이 관측되기 수 시간 전 영공을 폐쇄하고 모든 민항기의 운항을 중단시켰다.
다만 주변국들은 긴급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폭발음 발생 직후 즉시 영공을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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