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는 (무역 협상을) 합의해 줄 것을 간청(begging)하는 세계 지도자들의 전화로 끊임없이 울리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당초 오는 9일 발효 예정이었던 상호 관세를 다음 달 1일 발효로 연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백악관이 이번 연기가 ‘물러섬’이 아닌 ‘전략’임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관세 발효) 연기는 미국인들에게 최선의 이익을 가져다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거부감을 보였던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란 말이 또 다시 나올 것을 경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타코는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는 뜻을 담은 신조어. 관세 협상 과정에서 처음에는 고율 관세로 압박하지만 이후 유예와 철회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는 표현으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금융 분야 칼럼니스트 로버트 암스트롱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레빗 대변인은 ‘관세 발효 시한을 또 다시 연기했는데 오늘 서한을 받은 나라들이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냐’는 기자 질문에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편지를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수차례 “관세 시한 연기는 미국 국민들을 위한 최고의 거래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말 그대로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지구상의 모든 나라들이 미국 국민과 산업, 일자리를 어떻게 착취했는지를 보고 바로잡으려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타코’라는 신조어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 질문에 극도의 불쾌감을 나타냈다. 당시 그는 “그런 말은 처음 듣는다”며 “다시는 그런 질문을 하지 말라. 역겨운 질문이다”라고 발끈했다.
그럼에도 이날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번 관세 협상에서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경제매체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해방의 날(상호 관세를 선언한 4월 2일)’ 이후 몇 달 동안 무역 정책을 자주 바꿔왔다”며 “이번 변경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와 관련해 말을 바꾼 27번째 사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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