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서 하차한 뒤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앤드루스합동기지=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트럼프 2기 행정부 최고 실세로 통하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68)이 9일(현지 시간) 취임 후 두 번째 인터뷰에서 백악관 뒷이야기와 그의 개인사를 풀어냈다. 다른 참모들과 달리 언론 노출을 피했던 문고리 권력 와일스의 이례적인 인터뷰여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선거 캠프를 총괄한 와일스는 ‘얼음 아가씨(ice maiden)’로 불릴 만큼 냉철한 판단력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인물이다.
이날 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에서 와일스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결별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시선을 가진 사람”이라면서 “흥미로운 인물이고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을 즐겼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매우 관심이 있었고 저녁 식사 등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가까이서 이야기했다”며 “결국 좋은 결말은 아니었다. 왜 그랬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고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 질투를 느꼈던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머스크답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부상해 백악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근무하는 등 행정부 업무에도 긴밀히 관여했다.
와일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취임 첫날부터 일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었고, 초인적인 속도로 일하고 있다”며 트럼프 2기 출범 후 약 6개월간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과 관련해서는 “많은 사람이 생각만 했던 것을 그냥 말하는 게 그의 장점”이라며 “머릿속에 있는 것을 그냥 말하지만 효과적이다. 지난 6개월 동안 바이든 정부가 4년 동안 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했다”고 호평했다.
기성 언론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가짜 뉴스’라고 공격하는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파이낸셜타임스(FT) 같은 신문을 탐독한다고도 전했다.
4일(현지 시간) 골프를 마치고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과 함께 미국 워싱턴 백악관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백악관 최초 여성 비서실장인 와일스는 자신의 직무에 대해 “아무도 맡고 싶어 하지 않는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동시에 큰 그림을 그리는 일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거 운동과는 완전히 다르고 웨스트윙의 의전 절차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고충도 토로했다. 전임 바이든 정부의 초당적인 인수인계 과정에 대해서는 “예상 가능한 돌발 상황과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알려주는 데 훌륭했다”고 평했다.
‘워킹맘’으로서의 개인적인 경험도 공유했다. 와일스는 두 딸을 낳은 뒤 10년 넘게 ‘경력 단절’을 겪은 경험을 토대로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아이들을 걱정한다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없겠지만 그 상황을 이해한다”며 “여성들이 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백악관이 젊은 부모들에도 가능한 한 편안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출산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사무실에서 갓난아기를 안은 채 근무하는 모습이 종종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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