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여당, 50석 이상 목표 세웠지만… 日주요언론 “최악 30석, 최대 50석”
이시바 내각 지지율 31%로 추락에… 총리 지원 유세 반기지 않는 분위기
과반 실패땐 퇴진론 거세질듯
20일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정권의 앞날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50석 이상을 확보해 참의원 과반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급기야 자민당 현역 의원이 유세장에서 이시바 총리에 대한 공개 비판에 나서는 등 당내 분열도 표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 “총리 온다고 나간 표 돌아오나”
일본 참의원 의원 수는 248명으로, 임기는 6년이다. 3년 간격으로 전체 의석의 절반씩을 뽑는다. 이번 선거는 결원 1명을 포함해 지역구 75명, 비례대표 50명 등 총 125명을 뽑는다.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이번 선거에서 50석 이상을 확보해 기존 의석(75석)과 합해 과반(125석)을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초 자민당 내에선 “목표를 너무 낮게 잡은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이 목표조차 달성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일본 주요 언론이 예측한 전망치는 요미우리신문 31∼52석, 아사히신문 33∼51석,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50석 안팎 등이다. 최대 한도로 선전해야 50석을 간신히 턱걸이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30석가량을 얻는 데 그칠 수 있다고 예상한 것. 요미우리신문은 연립여당의 의석수가 “50석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고, 아사히도 “연립여당의 과반 유지가 어려운 정세”라고 평가했다. 30∼40%에 달하는 부동층이 막판 변수지만, 이시바 정권이 예상보다 힘든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엔 차이가 없다.
이런 가운데 이시바 총리의 지원 유세를 공개 거부하고 정책을 비판하는 자민당 의원도 나타났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오사카부연맹 회장인 아오야마 시게하루(青山繁晴) 참의원 의원(재선)은 16일 이시바 총리가 오사카에서 유세를 할 때 동참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그는 별도 장소에서 유세를 펼쳤다. 또 아오야마 의원은 유세장에서 “총리가 오사카에서 유세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나는 정면으로 반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증세만 있고 감세는 없는 이시바 정권의 정책, 중국을 향한 달콤한 정책이 자민당 지지층의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총리가) 유세하러 온다고 표가 돌아오겠느냐”며 총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시바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31%(NHK 11∼13일 여론조사)에 그치면서 총리의 지원 유세를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시사주간지 슈칸분슌에 따르면 오이타현에서 13일 예정됐던 이시바 총리의 유세가 취소됐다. 전날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농림수산상이 찾아와 선거 분위기가 달아올랐는데, 다음 날 총리가 찾아와 찬물을 뿌리면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매체는 전했다.
● ‘과반 실패’ 땐 상당 기간 혼란 불가피
이시바 정권이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책임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이시바 정권이 출범 1년도 안 돼 지난해 중의원 선거, 지난달 도쿄도의회 선거에 이어 3연패의 성적표를 받는 상황인 만큼 ‘총리 퇴진론’이 거세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돼도 자민당에서 이시바 총리를 강제로 끌어내릴 공식적인 방법은 없다. 총리 불신임을 위해 야당들이 임시국회를 소집할 수 있지만, 새로운 연립 정권 구성을 위해서는 총리를 누구로 정하냐는 등 난관이 많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런 까닭에 이번 선거에서 50석 확보에 실패하더라도 이시바 정권이 일단은 유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정가에 밝은 소식통은 “당초 목표로 했던 50석에서 2, 3석 모자란다면 이시바 정권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45석 내외나 그 이하에 그친다면 정권을 계속 끌고 나가는 데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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