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회담 둘러싼 우려…“트럼프도 리스크 있다”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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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회담 빈손 종료하면 ‘독재자 저항 실패’ 대통령 될 것”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알래스카 회담을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 본인에게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포린폴리시는 12일(현지 시간)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의 리스크’ 제하 기사에서 이번 회담이 “합의를 가능케 할 유일한 지도자를 자처하며 여러 번 종전을 약속한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에게도 정치적으로 위험하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이든의 전쟁’으로 규정하며 취임 직후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취임 이후 목표 시점은 조정됐지만, 우크라이나 종전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순위로 남아 있다.

종전을 위해 오히려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쟁의 책임을 돌리거나 백악관에서 그에게 면박을 준 것이 일례다. 일각에서는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조바심’으로 해석한다.

포린폴리시는 일련의 과정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빈손으로 나온다면 “독재자에게 맞서는 일에 실패한 대통령으로 보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합의 도출도 같은 맥락이라고 봤다.

이미 알래스카 정상회담을 두고 유럽 등지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이용해 자국에 유리한 방향의 합의를 지지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밀어붙일 가능성에 세계가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자신의 개인적인 승리로 묘사하고, 이전과 똑같은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진지하게 평화를 추구한다고 믿을 만한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은 이런 우려에 무게를 더한다. 권위주의적 측면이 있고 세계 무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리한 합의에 동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포린폴리시는 존 포먼 전 모스크바 주재 영국 대사관 국방무관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향후 공격 가능성은 방치한 채로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목구멍에 나쁜 합의를 욱여넣으려 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런 경우가 진정한 휴전과는 거리가 멀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해가 되는 ‘레드 라인’이 되리라는 설명이다. 포먼 전 무관은 “그(트럼프)는 자신의 레거시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팔아넘길 수 없음을 이해해야 한다”라고 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의 경우 이번 회담을 통해 잃을 게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포먼 전 무관은 “푸틴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고, (회담으로 인해 최후통첩이 흐지부지돼) 제재도 피했고, 명성을 다시 얻었음에 기뻐할 것”이라고 했다.

물론 일부 낙관적인 전망도 존재한다. 대니얼 프리드 전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일부 등 푸틴이 원하는 것을 주지만 않는다면 이번 회담은 충분히 괜찮은 합의를 진전시킬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가진 대러시아 지렛대를 충분히 활용해 좋은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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