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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를 폭염이 이어지면서 일본인의 주거 선호가 달라지고 있다. 한때는 곰팡이를 막고 겨울엔 따뜻하다는 이유로 햇살이 잘 드는 남향이 인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강한 햇볕을 피할 수 있는 북향 주택이 주목받고 있다.
■ “여름이 더 두렵다”…日 북향 선호도 ↑
일본 아사히TV는 27일 도쿄도 하치오지시의 한 부동산 사례를 전하며 “북향 방은 비어 있는 게 없다”라는 중개인의 말을 인용했다. 여름철 남향 집의 뜨거운 햇볕을 피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남향 집에서 살다 최근 북향으로 이사한 20대 직장인은 “여름이 겨울보다 더 힘들어졌다”며 “햇볕이 줄면 눈부심과 더위가 덜할 것 같아 북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북향 거주 5년 차라는 한 청년도 “집 안이 밝으면서도 여름에 30도를 넘는 일이 거의 없어 오전에는 에어컨을 켤 필요가 없다”며 “단열 성능이 좋아 겨울에도 크게 춥지 않다”고 설명했다.
■ 극심한 폭염과 저렴한 임대료가 만든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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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폭염은 기록적이다. 지난달 말부터 40도를 웃도는 날이 이어졌고, 8월 초 군마현 이세사키에서는 41.8도가 관측돼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도쿄 도심은 10일 연속 35도 이상을 기록하며 관측 이래 최장 폭염일을 이어갔다.
북향 주택의 저렴한 임대료도 선호 요인이다. 같은 조건의 아파트라면 남향보다 약 10% 낮은 수준이다. 도쿄도의 한 지하철역 인근 건물의 경우 남향은 월세 5만 엔, 북향은 4만5000엔에 책정돼 있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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