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체니 前부통령 별세에 이례적 침묵…뒤끝 작렬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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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성명 없이 SNS서 왕성한 활동…의도적 침묵
현직 대통령이 전직 부통령 사망 무시…이례적 풍경
체니, 2021년 의회 폭동 후 트럼프 비판…해묵은 감정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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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보수주의자(네오콘) 상징으로 꼽히는 딕 체니 전 부통령이 별세한 4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반나절이 지나도록 아무런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어 배경이 주목된다.

체니 전 부통령은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회 폭동 사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이에 뒤끝이 남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례적인 애도 성명도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가 지나도록 체니 전 부통령 별세와 관련해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단순히 입장 발표가 늦어진다고 볼 수도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소셜미디어(SNS)에 9건의 게시글을 올리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다분히 의도적인 침묵으로 여겨진다.

정적이라 하더라도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거나 세상을 떠날 경우 예우를 표하는 것이 일반적인 미국 정치 문화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전립선암 진단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 조차 “빠르고 성공적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 현직 대통령이 전직 부통령 사망 소식에 침묵하고 있다. 여러번 상식을 깨부순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해도 이례적인 행보다.

백악관은 이날 오전부터 체니 전 부통령을 애도하며 조기 게양에 나섰다. 다만 이는 법으로 규정된 절차라 트럼프 대통령이 애도의 뜻을 밝혔다고 해석하기는 힘들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체니 전 부통령 가족과 대화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부통령의 별세를 알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보았겠지만 조기가 게양됐다”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체니 전 부통령의 별세 소식을 무시하는 것은 그간 쌓인 해묵은 감정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실패 후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 사건이 발생하자, 체니 전 부통령 장녀인 리즈 체니 당시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며 비판에 앞장섰다.

체니 전 부통령 역시 다르지 않았는데, 2022년 딸의 선거 광고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들로부터 거부당한 뒤 거짓말과 폭력으로 권력을 지키려 함으로써 선거를 뒤집으려 했다”며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지난해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고, 딸인 체니 전 의원은 적극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운동을 도왔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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