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 두달]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전쟁 비용
이라크전때보다 100조원 더 요구… 중동 미군기지 복구에도 50억달러
전쟁 길어지며 트럼프 지지율 ‘뚝’
NYT “민주당, 11월 중간선거서 상상조차 못한 상원 장악 가능성”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발발한 올 2월 28일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가 미 해군 함정에서 이란을 향해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란 전쟁이 두 달을 맞은 가운데 전쟁 장기화 여파로 토마호크 미사일이 1000기 이상 소진되는 등 미군의 주요 무기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출처 미 중부사령부X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 두 달이 된 상황에서도 좀처럼 종전을 위한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감당해야 할 경제적 비용이 눈덩이처럼 치솟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NBC방송은 이번 전쟁으로 중동 걸프만 지역에 자리 잡은 미군기지가 입은 피해를 복구하는 데 최대 50억 달러(약 7조5000억 원)가 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등에 위치한 미군기지들은 전쟁 발발 직후부터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당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전쟁 중 소진한 토마호크와 패트리엇 미사일 등 핵심 미사일 재고를 복구하는 데 최대 6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쟁으로 인한 비용 문제가 부각될수록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의 올 11월 중간선거 전망은 어두워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에런 데이비드 밀러 연구위원은 “이란은 트럼프가 경제적, 정치적 대가를 감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트럼프가 지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 무기 소진과 시설 파괴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용
시사매체 뉴스위크는 최근 국방부가 이란 전쟁으로 소모한 무기 생산 등을 위해 2000억 달러(약 300조 원)의 추가 예산 승인을 추진한 것을 두고, 2003년 이라크전쟁 개전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의회에 요청한 금액 747억 달러(현재 가치로 1330억 달러·약 199조5000억 원)를 초과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아직 국방부의 해당 예산안을 미 의회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큰 규모의 추가 예산은 이번 전쟁으로 중동 내 미군 자산이 큰 타격을 받은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NBC방송은 개전 이후 중동 여러 국가에 산재한 미군기지의 활주로, 첨단 레이더 시스템, 항공기 수십 대, 지휘본부, 항공기 격납고, 창고, 위성 통신 인프라 등이 이란군에 공격당했다고 전했다.
이란의 직접 공격에 피해를 입은 미군 시설에는 UAE의 알 다프라 공군 기지와 알 루와이스 기지,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린스술탄 공군 기지, 요르단의 무와파끄 살티 공군 기지, 쿠웨이트의 캠프 아리프잔 등이다.
WSJ는 23일 미국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전쟁 발발 후 미군이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을 1000발 이상 소진했고, 사드(THAAD)·패트리엇·스탠더드 미사일 요격 체계 등 핵심 방공 미사일도 1500∼2000발이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당국자들은 미사일 재고가 채워질 때까지 수년간 미군이 전력 공백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민주당, 중간선거서 상하원 모두 다수당 가능성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미국 내 여론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21일 공개된 로이터통신·입소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6%에 그쳤다. 지난해 1월 재집권 직후의 47%보다 11%포인트 떨어졌다.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한 지지를 물었을 때는 60%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22일 공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의 56%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를 능숙하게 운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같은 여론조사에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경제 문제 해결에서 민주당(52%)이 공화당(48%)보다 경제를 잘 다룰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더 많았다. 공화당 전략가인 폴 슈메이커는 WP에 “2024년 선거에서 공화당을 지지했던 수많은 유권자는 우리가 경제를 회복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었는데, 현재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21일 자체 예측을 통해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탈환 확률을 95%로 제시했다. 435석인 연방 하원의 의석 분포는 공화당 217석, 민주당 212석, 무소속 1석이다. 본래 정권 심판 성격이 강한 중간선거에서 통상 하원은 야당이 강세를 보인다.
100석인 상원은 현재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친(親)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2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현재 공화당 상원의원이 재직 중인 메인·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알래스카주에서 민주당 상원 후보가 동률이거나 오히려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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