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이란과의 전쟁을 재개할 경우 미국의 지원 없이 혼자 싸우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네타냐후 총리에게 “당신은 미쳤다”, “내가 아니었으면 감옥에 갔을 사람” 등의 표현으로 욕설까지 하며 분개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시도를 이스라엘이 자꾸 훼방 놓는 모양새에 불쾌함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 시간) 미국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중동 정세가 전면전 직전까지 치달았지만, 자신이 직접 개입해 이스라엘과 이란의 추가 충돌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5개국으로부터 네타냐후를 말려달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이들 국가는 우리가 협상 중인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 역시 미국 측에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면 자신들도 더 이상 공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곧 혼자가 될 수도 있어”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이란이 지난 4월 휴전에 합의한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충돌은 이어졌다. 이후 이란이 헤즈볼라를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양국 간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됐다.
액시오스는 이스라엘이 이날 수십 개의 주요 목표물을 겨냥한 4월 이후 최대 규모의 대이란 공습을 준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통화 이후 공격 계획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며칠 안에 협상이 타결되면 추가 공격은 필요 없어질 것이고, 협상이 실패하면 미국이 직접 이란 공격을 주도할 수도 있다”며 보복 공격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이 합의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고 우라늄 농축도 중단시킬 것”이라며 “엄청난 합의이며 우리는 원하던 모든 것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전쟁이냐 협상이냐의 선택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싸워야 할 때 싸우고 협상해야 할 때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전쟁 종식과 안정적인 안보 확보”라면서도 “상대방(미국)에 대해서는 아무런 신뢰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액시오스는 최근 사태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점차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액시오스에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전쟁을 계속할 필요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정치적 입지를 위해 전쟁이 끝나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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