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출시를 앞둔 스위치 2, 역대급으로 비싼데 왜 인기있을까[게임 인더스트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3일 10시 00분


지난 4월 2일, 전세계 게임 이용자들은 유튜브의 닌텐도 공식 채널에 주목했습니다. 닌텐도에서 자사의 신작 게임기인 ‘스위치 2’의 가격과 출시일을 이날 발표한다고 미리 알렸기 때문입니다.

닌텐도 스위치 2  / 사진 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닌텐도 스위치 2  / 사진 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두근거리며 수백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닌텐도는 스위치 2의 글로벌 동시 출시 발매일을 6월 5일로 확정지으며 각 지역 별 가격도 발표했습니다.

엔저 현상 때문인지 자국민 보호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일본 내수 버전은 49,980엔으로 한화로 약 50만 원이었고, 글로벌 버전은 69,980엔으로 약 70만 원에 육박했습니다. 한국의 가격도 공개되었는데, 게임기만 있는 기본 패키지가 64만8천 원, ‘마리오 카트 월드’와의 합본 패키지는 68만8천 원으로 발표되었습니다.

마리오 카트 월드 합본 패키지 가격은 68만 8천 원 / 사진 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마리오 카트 월드 합본 패키지 가격은 68만 8천 원 / 사진 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전작 스위치가 20만 원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무려 3배나 비싼 가격입니다. 글로벌 원자재 값 상승과 그래픽 칩 생산비의 증가로 일찌감치 소니에서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를 100만 원 넘게 책정하여 판매 중인 상황에,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스위치 2의 가격도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었죠.

하지만 실제로 65만 원이 넘는다는 발표가 이어지자 여기저기서 푸념이 쏟아졌습니다. ‘올 것이 왔다’ 라며 고개를 젓는 사람들도 있었고, 왜 일본과 차별하냐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망할 것 같다’, ‘당장 살 필요 없다’는 등 각양 각색의 의견이 게임 커뮤니티를 통해 쏟아졌습니다. 약간의 회의론이 당시는 대세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반전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일본에서 닌텐도가 스위치 2 사전 예약을 시작한 순간,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어 예약자 수가 220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사실 이번 닌텐도 스위치2의 사전 예약 조건은 상당히 까다로웠는데요, 닌텐도 온라인 서비스를 1년 구독한 사람 중에서 플레이 타임을 최소 20시간 이상을 충족한 사람만 예약이 가능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약자가 닌텐도의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폭주하면서 결국 닌텐도 후루카와 슌타로 대표가 직접 SNS를 통해 ‘준비 물량이 충분치 못해 죄송하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후루카와 슌타로 닌텐도 대표 사과문 발췌 / 사진 출처: 일본 닌텐도 공식 X
후루카와 슌타로 닌텐도 대표 사과문 발췌 / 사진 출처: 일본 닌텐도 공식 X

일본뿐만이 아닙니다. 미국의 월마트, 베스트바이, 코스트코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에서도 스위치 2 사전 예약과 동시에 모든 물량이 소진되었습니다. 한국 또한 이마트, 롯데마트 등 사전에 물량을 확보한 모든 곳에서 순식간에 사전 예약이 완료되었고, 추첨으로 구입자를 뽑을 수 밖에 없었죠.

이러한 현상은 다른 게임기에서 찾아볼 수 없었을 만큼 이례적이었습니다. 지난 닌텐도 스위치가 약 8년 간 1억5천만 대가 판매되었는데, 스위치 2의 경우는 훨씬 뜨거운 열기로 이런 스위치의 판매량을 단기간에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존보다 3배나 비싼 가격인데도 왜 스위치 2는 역대급으로 인기를 얻고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우선 전작인 스위치부터 이어지는 안정적인 운영과 함께, 닌텐도라는 브랜드 지지도를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그만큼 닌텐도가 글로벌 적으로 신뢰를 주고 있다는 것으로, ‘믿고 구입하는 닌텐도’가 되었다는 것이죠.

휴대용과 거치용 전천후 사용이 가능한 컨셉을 가진 스위치 2 / 사진 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휴대용과 거치용 전천후 사용이 가능한 컨셉을 가진 스위치 2 / 사진 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실제로 닌텐도 스위치는 휴대용과 거치용 모두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컨셉이어서 휴대기기가 강세를 보이는 최신 게임 이용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집니다. 간편하게 두손으로 들고 사용할 수 있어 인디 게임부터 다양한 최신 게임들을 손쉽게 즐길 수 있었죠. 그만큼 접근성이 좋다는 것입니다.

타 경쟁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에 비해 비교적 성능이 떨어진다는 점이 아쉬움이었는데, 이번 스위치 2가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 정도의 성능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면서 ‘약점이 사라졌다’라는 평가를 받게 된 것도 큽니다.

이러한 브랜드 신뢰도 외에, 닌텐도 독자적인 우수한 게임을 오직 스위치 2에서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닌텐도는 누가 뭐라 해도 세계 최고의 게임 개발사입니다. 외계인을 내부에 납치해서 게임을 개발시키고 있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들릴 정도죠.

동시 발매 작으로 발표된 ‘마리오 카트 월드’ / 사진 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동시 발매 작으로 발표된 ‘마리오 카트 월드’ / 사진 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캐릭터인 슈퍼 마리오 신작은 물론, 별의 커비, 젤다의 전설, 동물의 숲, 포켓몬스터, 메트로이드, 동키콩 등 전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자체 IP(지식 재산) 게임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이런 게임들이 모두 스위치 2로만 즐길 수 있고, 보다 좋은 스위치 2의 성능과 융합되어 더 좋은 게임 경험을 제공할 것임은 자명합니다.

또 다른 분석도 있습니다. 재테크 적인 측면으로 수요자가 몰렸다는 것입니다. 구입자로 당첨되면 더 비싸게 팔아먹는, 되팔이 문화가 극성을 부리는 것도 닌텐도 스위치 2의 구입 열기를 더 뜨겁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인기가 있는 게임기이고 수요가 있기 때문에 딱히 자신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더 높은 가격으로 팔아먹기 위해서 응모한 사람들이 많다는 거죠. 실제로 국내에서도 각 마트에서 스위치 2 구입이 가능한 당첨자가 발표되자, 각종 판매 커뮤니티에 70만 원에서 80만 원대로 가격을 올려 판매하겠다는 글이 다수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또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역대 닌텐도 하드웨어들이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가격이 오르는 부분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출시되었던 닌텐도 게임보이, 2000년대 출시되었던 NDS나 이후 3DS 등 모든 하드웨어들이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만큼, 닌텐도 하드웨어를 사둬도 손해볼 게 없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다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당장 스위치 2도 출시 초기에는 즐길만한 게임이 많이 없기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당장 ‘마리오 카트 월드’와 ‘동키콩 바난자’ 외에 출시가 확정된 게임이 없고, 별의 커비 신작 에어라이더와 젤다무쌍 등이 발표되었지만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죠. 

나아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배터리 개선판이나 OLED 버전, 슬림 버전 등 다양한 버전이 쏟아질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러니 꼭 초반부터 구입해야 하는 극성 게임 이용자가 아니라면, 조금 관망하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게임#게임기#닌텐도#스위치2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