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인공지능 시대’입니다. 약 10년 전에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의 대결로 인공지능이 우리 곁으로 확 다가왔음을 체감하긴 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일반인들과는 거리가 먼 분야라는 인식이 강했죠.
하지만 챗GPT의 등장과 함께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누구나 쉽게 자신의 사진을 지브리 풍의 그림으로 변화시킬 수 있게 되었고, 각종 문서 요약부터 정리까지 시키는 등 인공지능을 자신의 하수인처럼 부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이 삶과 밀접해진 시대, 때문에 현재 인간의 가장 큰 관심사 중에 하나가 바로 ‘인공지능이 어떻게 발전할 지’와, 또 향후 ‘인간의 삶을 얼마나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게 될까’로 귀결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인공지능의 미래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너무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 모든 최첨단 IT 기술이 집약되고 있는 게임 산업의 모습을 보면, 그래도 비교적 인공지능의 미래를 객관적으로 유추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지난 2025년 1월에 열린 CES 2025 소니 부스 / 출처: IT동아
인공지능을 활용한 최첨단 개발 방식이 공개됐다 / 출처: IT동아예를 들어볼까요? 지난 2025년 1월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세계최대 IT 가전 박람회 CES 2025에서, 소니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최첨단 게임 개발 기술을 발표했습니다. 다양한 지형을 제작하라고 명령하면 바로 배경에 산과 계곡이 생성되었고, 캐릭터들이 바로 그곳을 뛰어갈 수 있었죠. 실시간으로 우루루루~ 지형이 생겨나는 모습은 현장에서 굉장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또 소니의 발표 무대에서는 한 배우가 춤을 추거나 점프를 하는 등 다양한 동작을 보여주었는데, 이를 인식한 인공지능이 바로 이 움직임을 게임 캐릭터에 대입하여 보여줬습니다. 간단한 몸짓 몇 개와 배경 생성 클릭만으로 실사와 같은 미려한 세계가 실시간으로 창조되고 있었던 겁니다.
인공지능이 도입된 ‘라스트오브어스’의 엘리 / 출처: 게임 캡처 북미 게임사 너티독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인 ‘라스트 오브 어스’에서는 안내하는 NPC(Non Player Character, 조종하지 못하는) 캐릭터 ‘엘리’에 인공지능을 도입하여 게임 진행에 따라 사실적인 반응을 하도록 했죠. 플레이어가 보다 게임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도록 한 것입니다. 나아가 넥슨의 ‘야생의 땅 듀랑고’ 게임에서는 사용자의 접속 시간이나 여부에 따라 대륙 생성이나 지형과 기후 등 생태계가 달라지는 모습을 구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은 향후 사람들에게 무한한 ‘개인 맞춤형 가상 세계’를 매우 빠른 시간 안에 창조해서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어딘가 가고 싶은 곳을 가상으로 여행을 가거나, 심리 치료 시에도 활용될 수 있겠죠. 실제 사람 같은 누군가와 함께 기존보다 훨씬 생동감 넘치는 가상 여행을 즐기게 될 거라는 겁니다.
인공지능이 도입된 ‘블레이드 & 소울’의 무한의 탑 / 출처: 엔씨소프트 제공이어 엔씨소프트에서는 게임 플레이어의 실력을 체크해서, 보스가 저마다 최적화된 게임성을 갖추도록 하는 인공지능을 도입했습니다. ‘블레이드 & 소울’이라는 게임에 있는 ‘무한의 탑’의 난이도를 인공지능을 통해 조절한 것인데요, 각 층을 오르는 플레이어의 행동 패턴과 조작 실력을 실시간으로 판단하여 ‘가장 재미있게 느끼도록’ 인공지능이 몬스터의 발생 빈도나 패턴 등을 조절하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각 플레이어들마다 최적의 달성감과 보상을 제공하여 최대한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죠.
또 스마일게이트에서는 ‘온라인 결제’ 사기 범죄를 체크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지난 2022년부터 도입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결제 사기 형태 별로 다양한 데이터를 습득하고, 인공지능이 결제 사기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을 고안해낸 것입니다.
이러한 게임 내 적용 기술을 보면, 향후 사회에서 인간의 행동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원하는 결과를 내는 식으로 사회가 변화될 것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온라인몰에서 기존의 배너 광고 정도로만 적용되었던 인공지능 기술이, 이제는 백화점을 들어오는 순간 시선처리 등을 파악하고 관심사를 체크하여 최적의 물품을 배치하고 권하게 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이죠. 스마일게이트의 보안 기술도 조금 더 활성화되면 ‘보이스 피싱’ 등에 탁월한 방지 솔루션으로 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언페일의 인공지능 기반 펫 이미지화 시스템 / 출처=IT동아나아가 실제 반려동물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기업도 있습니다. 언페일(Unpeil)이라는 학생 창업 기업인데, 동영상 내 반려동물의 동작을 감지, 세분화하고 ▲얼굴 형태 ▲표정에 초점을 맞춰 실제 반려동물의 특징을 정확하게 체크해서 이미지화하는 거죠.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면 자신의 반려동물들을 디지털로도 보관하며 소통할 수 있으며, 다양한 굿즈들도 제작해 보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사례 외에도,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을 통해 스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나 야구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지(PAIGE)’ 등을 발표했고 KB증권 등과 합작한 인공지능 투자 증권사 출범을 추진하기도 했죠. 또 롯데에서도 롯데정보통신의 자회사인 ‘칼리버스’를 통해 쇼핑, 극장, 콘서트 등 다양한 영역에 인공지능을 도입하여 다가올 미래 세대의 새로운 유통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CES 2025에서 선보인 안드로이드들 / 출처: IT동아이처럼 인공지능은 챗GPT 수준을 넘어 인간을 더욱 편하고 안락하게 만드는 형태로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매우 매우 빠르게 말이지요.
지난 CES 2025에서 인공지능과 함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안드로이드’ 였는데요, 만약 이 로봇과 안드로이드가 합쳐진다면 인간의 삶은 또 급격히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불과 몇 년 안에, 집에 오면 내 표정을 살피며 반갑게 맞아주고 스케쥴을 관리해주는 로봇이 상용화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