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도심에서 짧은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 전동 킥보드. 하지만 그 편리함 뒤엔 무시할 수 없는 위험이 숨어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이용자는 자전거 라이더보다 사고로 응급실에 실려 갈 확률이 3.6배나 더 높다. 다시 말해, 같은 횟수로 탈 경우 킥보드를 타다가 다칠 확률이 자전거의 세 배 이상이라는 뜻이다.
연구개요
핀란드 헬싱키 대학병원 연구진은 2022년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응급실 데이터를 분석해 전동 킥보드와 자전거 사고를 비교했다. 이 기간 동안 전동 킥보드 사고는 677건, 자전거 사고는 1889건이 접수됐다.
두 이동 수단 사용자의 특징은 다음과 같았다.
전동 킥보드 이용자의 평균 나이는 33세로 자전거 라이더의 47세보다 13세 더 어렸다.
전동 킥보드 이용자의 헬멧 착용률은 4%에 불과했다. 반면 자전거 라이더는 28%가 헬멧을 착용했다.
전동 킥보드 사고는 특히 야간 시간대에 많았다. 약 40%가 밤 10시 이후 발생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음주 상태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고 유형에도 차이가 있었다.
전동 킥보드 사고는 머리와 얼굴 외상 많아 전체 사고의 46%를 차지했다. 반면 자전거 사고는 주로 팔, 손목, 흉부 외상이 흔했다. 이중 손과 손목 골절이 9%로 최다였다.
심각한 부상의 비율은 10%대 8%로 전동 킥보드가 조금 더 높았다.
전동 킥보드 사고로 중환자실(ICU)에 입원한 사례도 확인되었으며, 대부분이 머리 손상 및 음주와 관련이 있었다. 수술을 요하는 사고 비율은 반대로 나타났다. 8%대 13%로 자전거가 더 높았다. 이는 골절된 손목, 쇄골, 갈비뼈에 금속판을 부착하는 정형외과 적 수술에 기인한다.
요약하면, 전동 킥보드는 자전거보다 더 위험하다. 전동 킥보드 이용자는 더 젊고, 음주운전이 더 잦으며, 헬멧을 거의 착용하지 않는다. 특히 구조상 안전에 더욱 취약해 두부 외상 위험이 크다. 반면 자전거 운전자는 주로 팔과 몸통을 다쳤지만 수술을 요하는 부상인 경우가 더 많았다.
전동 킥보드는 왜 이렇게 위험한 사고가 많을까?
이는 속도 제한이 있음에도 헬멧 미착용, 음주 상태에서 주로 야간에 이용, 그리고 사고 시 탑승자가 곧바로 충격을 받는 구조 때문이다. 전동 킥보드는 사고 발생 시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차체가 쉽게 접히게 설계된 ‘크럼플 존(crumple zone)이 없다. 운전자가 바로 범퍼인 셈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킥보드는 도심에서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지만, 부주의하게 타면 ’병원행 지름길‘이 된다.
사고 방지책은 뭘까?
연구진은 무엇보다 헬멧 착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전동 킥보드 대여 시 앱에서 음주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야간 대여 제한 강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연구진은 향후 이러한 안전 조치들이 실제로 사고율을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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