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생수병이 생식 기능 장애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나노플라스틱은 뇌와 태반까지 침투해 면역 교란, DNA 손상 등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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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생수병이 인체에 면역 체계 교란 등 심각한 위협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콩코디아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일회용 생수병의 나노·미세플라스틱 오염 실태와 건강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게재됐다.
● 일회용 생수병, 얼마나 위험한가?
연구에 따르면 일반인은 연간 3만 9000~5만 2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회용 생수병에 든 생수를 주로 마시는 경우, 수돗물 사용자에 비해 연간 최대 9만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추가로 섭취하게 된다.
연구팀이 141편의 관련 논문을 검토한 결과, 생수 1리터당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최소 2개에서 최대 6626개까지 다양했다. 나노플라스틱의 경우 리터당 24만 개에 달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 나노플라스틱, 혈류와 뇌·태반까지 침투
나노플라스틱의 크기가 작을수록 인체 조직 침투력은 더 강해졌다. 직경 1.5μ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은 위장 점막을 통해 흡수돼 혈류로 유입됐으며, 100nm 이하의 초미세 나노플라스틱은 뇌와 태반 장벽까지 통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논문 저자인 춘장 안 교수는 “나노플라스틱은 인체 조직을 뚫고 들어가는 능력이 훨씬 뛰어나,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호흡기 질환, 생식 기능 장애, DNA 손상까지 유발
연구진들은 나노·미세플라스틱 노출이 다양한 만성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호흡기 질환, 생식 기능 장애, 신경독성, 발암 가능성, 면역 체계 교란, 장내 미생물 불균형 등이 거론됐다.
특히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세포 내부로 침투할 경우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염증반응을 일으켜 DNA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는 것이 확인됐다.
● 왜 야외에서 더 많이 방출되나
햇빛 노출, 고온, 반복적인 병뚜껑 개폐, 압착 등 물리적·환경적 요인이 플라스틱의 분해를 촉진해 나노·미세플라스틱 방출량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특히 야외에서 일회용 물병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플라스틱 입자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진은 “아직 나노·미세플라스틱 검출 방법이 표준화되지 않아 건강 위험을 정확히 계량화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 연구진이 제안한 해결책은?
논문 공동 저자인 사라 사제디 연구원은 “안전한 식수 접근은 기본적인 인권”이라며 “일회용 생수병은 장기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식수 인프라 구축과 플라스틱 대체재 활용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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