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샤워는 하루의 먼지와 땀을 씻어내는 과정이다. 일과를 마친 몸에는 땀과 먼지, 각종 노폐물이 쌓여 있다. 지친 몸을 이끌고 그대로 침대에 눕는다면 이 찌꺼기들이 이불과 베개에 남아 곰팡이나 세균의 먹이가 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왠지 찝찝하다.
반면 아침 샤워는 상쾌한 하루의 시작을 돕는다.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찬 물줄기를 맞으면 정신이 번쩍 들고 ‘오늘을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 생긴다. 밤새 흘린 땀을 씻어내고 헝클어진 머리까지 정돈할 수 있어 바쁜 아침에도 많은 이들이 샤워를 거르지 않는다.
● 정신 깨우고 체취 없애는 아침 샤워
영국 BBC에 따르면, 레스터대학교의 미생물학자 프림로즈 프리스톤 교수는 아침 샤워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밤에 깨끗이 씻고 자더라도 결국 자는 동안 최대 280ml의 땀을 흘리고, 5만 개 이상의 피부 세포를 배출한다”며 “아침에 일어나면 다시 땀 냄새와 각질 냄새가 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피부는 다양한 미생물의 서식지다. 피부 1㎠당 1만~100만 마리의 세균이 서식하며, 땀샘에서 분비되는 피지와 노폐물을 먹고 산다. 프리스톤 교수는 “저녁 내 쌓인 땀과 체취를 씻겨 내는 아침 샤워가 하루를 더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노폐물 제거와 숙면에 도움 주는 저녁 샤워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출처=뉴시스)반대로 저녁 샤워의 장점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다.
영국 의학 협의회(GMC) 주세페 아라고나 박사는 “낮에 외출할 동안 몸과 머리카락에 알레르기 물질과 먼지 등이 붙는다”며 “이를 씻어내지 않으면 침구에 묻어 알레르기와 피부 트러블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저녁 샤워가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BBC가 종합한 13개 연구에 따르면, 잠들기 1~2시간 전 따뜻한 물로 10분간 샤워할 시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단축됐다. 체온이 상승했다가 다시 떨어지는 과정이 신체에 ‘잘 시간’이라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 생물학자들 “중요한 건 깨끗한 침구”
집먼지진드기는 땀, 각질 등 노폐물을 먹고 자라므로 주기적인 침구류 세탁이 필요하다. (출처=뉴시스)전문가들은 하루 한 번 이상 샤워를 한다면 샤워하는 시간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영국 헐대학교 미생물학자 홀리 윌킨슨 박사는 “샤워는 하루에 한 번만 해도 건강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조언했다. 사실 중요한 건 아침이냐, 저녁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 씻느냐’라는 것이다.
다만 생활 패턴에 따라 씻는 시간을 달리할 것을 추천했다. 윌킨슨 박사는 “하루 종일 흙먼지를 뒤집어쓰는 직업이라면 저녁에 씻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샤워 횟수보다는 침구를 정기적으로 세탁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깨끗이 씻고 자더라도 시트를 한 달간 안 빨면 세균·먼지·진드기가 그대로 쌓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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