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인사이트]리더가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

  • 동아일보

코멘트

시시각각 변하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흔들리는 통나무 다리 위에 서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과 같다. 리더가 흔들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바람이 부는 것과 같은 외부적인 변화 혹은 내 다리가 떨리는 내부적 변화 때문일 수 있다. 흔들리는 통나무 다리 위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힘을 주는 지점을 매번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 절대불변의 균형점은 없기 때문이다.

리더십도 동일하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발휘하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빠르게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경청과 포용으로 균형점을 옮겨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들어맞는 만능의 리더십이란 없다.

흔들리는 통나무 다리 위에 있는 리더에게 균형감각만큼 중요한 역량이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다. 다리에서 떨어지면 다시 올라가야 하는 것이 리더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진짜 리더가 되고 싶다면 리더십의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는 이 고단한 과정을 끝없이 반복해야 한다.

균형을 잡지 못하고 다리에서 떨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올라갈 통나무 다리가 없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 여러분은 어떠한가? 올라야 할 통나무 다리가 있는가?

물론 머뭇거려진다. 괜히 올라갔다가 미끄러져 넘어질 것 같다. 자신과 조직을 성장시킬 새로운 도전 기회가 보이더라도 망설여진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야 할 것 같다. 게다가 성공 확률도 반반이다. 도전하지 않아도 후회하고 도전해도 후회할 것 같다. 이럴 때 리더는 도전해야 할까? 하지 말아야 할까?

물론 정답은 없다. 각자의 가치관, 성향, 개별 상황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기억의 관점에서 보면 선택지는 명확하다. 간단한 기억을 회상해 보자. 먼저 최근 1주일 내 있었던 일 중 후회하는 일을 서너 개 떠올려 보자. 다음으로 지금까지 후회하는 학창 시절 기억을 같은 방식으로 떠올려 보고 비교해 보자. 지난 1주일간 후회하는 일 중에는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해서 생기는 후회’가 많을 것이다. 반면 학창 시절 후회하는 일 중에는 ‘했어야 했는데, 하지 않아서 생기는 후회’가 많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기억의 유지 기간에 따라 저장 형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억은 유지 기간에 따라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으로 구분된다. 1주일 전의 기억은 단기 기억, 학창 시절 기억은 장기 기억으로 볼 수 있다.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해서 생기는 후회는 단기 기억으로 저장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했어야 했는데 하지 않아서 생기는 후회는 대부분 장기 기억으로 뇌에 보관된다. 그래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필자가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한 일을 아직도 기억하는 이유다.

따라서 해도 후회하고 하지 않아도 후회할 일이라면, 일단 저지르고 후회하는 편이 낫다.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해서 생기는 후회는 대부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사라진다. 또한 기억이 짧으니 당연히 후회 정도도 약하다. 반면에 어떤 일을 했어야 했는데 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후회는 장기 기억에 남아 우리를 두고두고 괴롭힐 가능성이 크다.

어려운 선택을 할 때는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여러 선택 중 미래의 자신이 가장 후회를 적게 할 선택을 하는 것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안정적 수입과 명성이 보장된 금융회사 부사장직을 버리고 아마존이라는 웹 기반의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 왜 그랬을까? 자칫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선택의 기로에서 베이조스는 80세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후회의 수가 최소화되는 선택이 무엇일지 자신에게 질문했다. 그랬더니 결정이 아주 쉬워졌다. 창업은 실패해도 후회할 것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창업을 하지 않는다면 후회할 것이 많았다. 게다가 그 후회는 80세가 될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을 괴롭힐 것 같았다. 후회 최소화 관점에서 보면 선택지가 명확했다. 그는 아마존 창업을 선택했고, 그 결과는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물론 어떤 일을 시도하는 것이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무조건 낫다는 의미는 아니다. 먼저 각각의 손익을 충분히 분석 및 비교한 후 결정해야 한다. 그것이 합리적 의사결정이다. 다만 이때 양쪽의 가치가 비슷하다면 도전하고 후회하는 쪽을 선택하자. 후회는 최소화되거나 단기 기억으로만 잠시 머문 뒤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 이 글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22호(8월 1호) ‘도전하고 후회하는 것을 선택하라, 안 하고 후회하는 것은 더 뼈아프다’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리더십#균형감각#회복탄력성#도전#후회#기억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