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인사이트]딥시크의 비결은 ‘창의적 활용력’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6일 2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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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챗GPT와 같은 기존 인공지능(AI) 모델보다 더 작고 효율적이며 저렴한 오픈소스 AI 모델을 공개했다. 기술 업계는 딥시크의 파장에 주목했지만 비즈니스 세계가 딥시크를 주목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창의적 활용력’ 때문이다.

기업은 자원을 모으는 데 집중한다.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예산을 편성해 인재, 기술, 물리적 자산, 지식재산 등 각종 자원을 확보한다. 그런데 창의적 활용력은 세상에 흩어진 지식, 기술, 역량에 집중한다. 직접 소유하지 않은 자원을 창의적으로 연결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바로 창의적 활용력이다. 이를 갖춘 기업은 적은 비용으로 큰 성과를 빠르게 이룰 수 있다.

AI 업계는 강력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야 하며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막대한 자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딥시크는 최신 GPU를 사용하지 않았고, 수년에 걸친 막대한 투자를 하지도 않았다. 비싼 하드웨어 대신 합성 데이터, 창의적인 알고리즘, 기존 AI 모델에서 지식을 추출·응축해 재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미 존재하는 기술 위에 새로운 가치를 쌓아 올린 것이다. 이처럼 기업이 창의적 활용력을 발휘해 시장과 조직 모두에 이득이 되는 기회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온라인 지식을 활용해 자신의 역량을 키워라. 누구나 스스로 정보를 조사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능력을 익힐 수 있는 시대다. 유튜브로 코딩이나 3차원(3D) 프린팅을 배울 수 있다. 게다가 생성형 AI가 보급되면서 온라인상에서 필요한 지식을 더욱 빠르고 폭넓게 탐색할 수 있다. 에블링그룹의 믹 에블링과 대니얼 벨커는 청각장애인이 음악을 실시간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뮤직: 낫 임파서블(Music: Not Impossible)’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들은 과학자도 청각 전문가도 아니었다. 인터넷에서 청각 관련 논문을 찾아 읽으며 ‘듣는 것은 귀가 아니라 뇌의 작용이며, 진동을 통해 뇌가 소리를 인식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피부로 진동을 전달해 음악을 체감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다.

또한 창의적 활용력은 조직 외부에 있는 자원과 역량을 연결하는 데서 비롯된다. 금융서비스 기업 블록의 창업자인 짐 매켈비와 잭 도시는 소규모 사업자가 손쉽게 신용카드 결제를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스퀘어 리더’라는 제품을 구상했다. 그런데 카드 결제를 처리하고 내역을 카드사에 전송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매켈비는 외부에서 답을 찾기 시작했다. 아이폰이 TV, 지도, 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보고 스마트폰을 결제 단말기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여기서 스마트폰의 이어폰 잭에 꽂기만 하면 작동하는 장치인 스퀘어 리더가 탄생했다.

창의적 활용력은 종종 자신이 속한 산업을 넘어 전혀 다른 영역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올 때 빛을 발한다. 미국의 어린이 TV 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는 광고업계에서 사용되는 색감, 리듬, 반복, 속도감 등의 기법을 교육 콘텐츠에 접목해 어린이의 집중력을 높였다. e스포츠 산업은 전통 스포츠 리그와 국제대회 운영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흥행 전략, 중계권 수익화, 팬덤 구축 방식 등을 정립했다.

창의적 활용력을 발휘하는 데 사회적 자본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1970년대 후반, 교수였던 무함마드 유누스는 방글라데시 극빈층에게 담보 없이 대출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는 고객들이 자산은 없지만 서로를 깊이 신뢰하고 연결된 공동체 속에 산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그라민 은행을 설립하고 5명이 모여 상호지원 그룹을 구성해야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을 도입했다. 첫 번째 대출자가 수개월 동안 성실히 상환해야 다음 사람이 대출 자격을 얻는 구조였다. 유누스는 사회적 자본을 시스템화해 금융 소외 계층에 신용을 제공했고 90% 이상의 높은 상환율을 달성했다.

자원 부족은 많은 조직이 직면하는 장애물이다. 자금이 부족한 소규모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자원 확보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특히 오늘날처럼 자원이 한정된 환경에서는 창의적 활용력을 갖추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딥시크의 성공 비결인 창의적 활용력을 명심해야 하는 이유다.

※ 이 기사는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아티클 “딥시크가 가르쳐 준 ‘창의적 활용력’”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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