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870만 명에 이르는 프리랜서·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를 ‘근로자’로 추정하는 일련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도 기존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4대 보험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입법이 이뤄지면 사업주 부담이 가중돼 관련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는 프리랜서 등과 사업주 간 소송이 벌어질 때 이들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을 사업자가 입증하지 못하면 근로자로 ‘추정’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을 고칠 방침이다. 최저임금, 주 52시간 근무제, 4대 보험, 퇴직금, 주휴수당에서 일반 근로자와 같은 처우를 보장받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래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제정해 공정계약과 적정보수를 보장할 의무를 사업주에게 지우기로 했다.
기업에 소속되지 않고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해 일하는 프리랜서, 위임·도급 계약을 맺고 일하는 보험설계사·학습지 교사·골프장 캐디 등 특수고용직,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받는 배달·대리운전 등 플랫폼 노동자는 전통적 고용관계가 해체되면서 생긴 직종이다. 업무는 노동자와 유사하지만 개인사업자 신분이어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직종별 고용 형태와 소득 수준이 천차만별이라 하나의 법으로 묶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특히 4대 보험 가입, 주 52시간제 등이 강제될 경우 비용 증가를 이유로 기업이 사업을 축소해 일자리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근로자 추정제’가 선례를 찾기 힘든 제도란 걸 인정하면서도, 한국의 플랫폼 노동자 증가 속도가 빨라 입법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제도를 과속해 추진할 경우 유연성이 낮은 한국의 노동시장은 더 경직되고, 일자리만 줄어드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충분한 파급효과 고려 없이 제도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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