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당초 예상의 1%,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횡설수설/신광영]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11일 23시 18분


인천공항에서 용유역까지 6km를 잇는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6개 역을 오간다. 그중 한 곳의 이름이 워터파크역인데 막상 내리면 워터파크가 없다. 역사 바깥은 갈대밭이 펼쳐진 허허벌판이다. 2016년 개통할 때만 해도 리조트, 워터파크 등 개발 계획이 무성했지만 대부분 무산되면서 역 이름만 덜렁 남게 됐다.

▷자기부상열차는 2000년대 초만 해도 주목받던 신기술이었다. 열차가 자석의 힘으로 선로 위를 8mm가량 살짝 뜬 채로 주행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분진·소음도 없는 무공해 기술이란 평가도 있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가 개통된 이듬해 국토교통부는 이 사업을 ‘연구개발(R&D) 우수 사업’으로 선정했다. 지역 상권이 살아나고, 열차 기술 수출까지 하면 3조 원 넘는 경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후 10년이 지나도록 해외 진출은커녕 국내 지자체도 도입한 사례가 없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R&D 비용까지 합쳐 45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었다. 하루 평균 3만5000명이 탈 것으로 보고 이런 큰 예산을 들였는데 결과는 형편없었다. 가장 많았던 2019년에 4000명 정도였고, 해마다 급감해 2021년엔 325명에 불과했다. 예측치의 1%에도 못 미쳤다. 매년 적자만 80억 원이다. 2022년 운행을 멈췄다가 지난해 10월 관광용으로 재개통했지만 이용객이 여전히 하루 1000명 수준이다.

▷사업 당시 인천공항은 “일본 나고야에 이은 세계 두 번째 자기부상열차”라고 홍보했다. 실제 2005년 개통한 나고야 자기부상열차는 성공 사례로 꼽힌다. 우리와 달리 뻥튀기 예측이 없었던 게 큰 차이다. 당시 세계박람회라는 대형 이벤트가 열려 사람들이 몰렸고, 나고야 도심이나 인근 신도시로 연결돼 출퇴근·통학 수요도 확보돼 있었다. 나고야 사례가 교통이 필요한 곳에 신기술을 입힌 것이라면,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기술 시현을 위해 노선을 만든 것에 가깝다.

▷해외 성공 모델의 겉모습만 베껴 온 대표적 사례가 용인 경전철이다. 지방선거 후보들이 캐나다 밴쿠버 ‘스카이트레인’을 구현하겠다며 너도나도 공약해 결국 2013년 개통됐다. 하지만 하루 평균 이용객은 수요 예측의 17분의 1인 9000여 명에 불과했다. 매년 수백억 원 적자를 보면서도 운영사에 수입 보장 규정까지 둬 혈세 낭비가 1조 원이 넘을 전망이다. 결국 사업을 주도했던 옛 용인시장과 수요를 부풀린 연구기관은 214억 원 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역시 용인 경전철의 길을 따라가고 있지만 정부와 인천공항, 인천시의 공동 사업이라 책임 소재도 열차처럼 붕 떠 있다. 수요를 똑바로 안 따지고 보여 주기용으로 의심되는 공공사업에는 책임자 이름표라도 붙여서 예산 낭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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