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기 위한 일[내가 만난 명문장/조정래]

  • 동아일보

“우리가 인생에서 하는 모든 일은, 조금이라도 더 사랑받기 위한 게 아닐까?”

―영화 ‘비포 선라이즈’ 중


조정래 미국 치과의사·리마크 대표
조정래 미국 치과의사·리마크 대표
우리는 누구나 사랑받고 싶은 마음으로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이해를 받고, 인정을 받고, 자신의 존재가 따뜻하게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그 마음은 일상 속 사소한 행동부터 인생의 큰 선택까지, 모든 순간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나는 치아교정 전문의다. 미국 뉴욕에서 10년 정도 진료를 하다 지금은 치아교정 플랫폼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 여기는 환자와 의사가 만나는 공간이자, 변화가 시작되는 출발점이다. 처음에는 플랫폼에서의 만남이 치료를 위한 연결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것이 기계적인 연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치아교정은 단순히 치아의 배열을 바로잡는 치료가 아니다. 한 사람의 웃음과 자신감, 그리고 다시 세상과 마주할 용기를 되찾게 하는 섬세한 예술이다. 이에 환자는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의사를 만나야 하고, 의사는 환자의 삶을 함께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

이는 마치 영화 ‘비포 선라이즈’ 속 남녀 주인공이 기차 안에서 운명적으로 마주쳐 하루를 함께 보내는 모습과도 닮아 있다. 영화는 그저 첫눈에 이끌린 청춘 남녀의 낭만적 사랑 얘기가 아니다. 그보다는 두 사람의 세계가 끌림, 설렘, 불안, 긴장 속에 부딪히면서도 화음을 빚으며 가능성을 열어가는 여정을 담는다. 이처럼 나는 내가 하려는 일도 의료 연결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관계의 예술이라 부르고 싶다.

“조금이라도 더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은 결국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한 마음과 맞닿아 있다. 기술을 통해 사람을 잇고, 치료를 넘어 마음이 닿는 공간을 만드는 일. 그 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만남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운명적 순간이 되기를 바란다.

#치아교정#사랑받기#의료플랫폼#환자와의 만남#자신감 회복#관계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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