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섭 강남제이에스병원 원장이 서울 강남구 도곡동 싸리고개공원에서 어깨 강화 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수술한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80세 가까운 나이에도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2년 전부터 근육운동을 시작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송준섭 강남제이에스병원 원장(56)은 퇴행성 관절염으로 지팡이를 짚고 다니던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79·네덜란드)의 무릎을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로 완치시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뛰어다닐 수 있게 된 히딩크 감독은 다시 축구는 물론이고 골프, 테니스를 즐기며 건강한 노후를 즐기고 있다. 운동을 등한시하던 송 원장도 이런 히딩크 감독을 보고 2년 전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솔직히 의사이면서도 제 건강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런데 히딩크 감독님 수술한 뒤 계속 데이터로 건강을 관리해 주면서 ‘아, 나도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히딩크 감독님은 오른쪽 무릎 수술한 게 68세이던 2014년이었고, 왼쪽 무릎은 76세였던 2022년에 수술했습니다. 그분이 수술한 이유는 스포츠를 즐기며 건강하게 살고 싶어서였죠. 감독님이 활짝 웃으며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너무 행복해 보였죠. 히딩크 감독님의 생체 나이는 60대 수준입니다. 아직도 활발하게 운동할 수 있는 이유는 탄탄한 근육 때문이었습니다.”
송 원장은 “운동하기로 마음먹고 병원(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5분이면 오를 수 있는 싸리고개공원에 오르니 운동 기구가 다 갖춰져 있었다. 내게 딱 맞는 장소였다”고 했다. 요즘 웬만한 공원에는 다양한 운동 기구가 갖춰져 있어 일명 ‘산스장’(산 공원에 있는 헬스장)으로 불린다.
“낮엔 환자 보고, 저녁 약속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시간을 낼 수 있는 때가 점심시간밖에 없었죠. 또 ‘오늘 하루 운동하지 말까’ 하는 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길도 점심시간 활용이죠. 그래서 매일 점심때 공원을 찾아 짧게는 15분, 많게는 30분씩 운동했어요.”
그렇게 1년을 넘게 하자 체중이 10kg 이상 빠졌다. 송 원장은 근육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40세 넘어 운동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근육운동이다. 그런데 환자들을 지켜보니 대부분 그 뜻을 잘 모르고 있더라. 운동하라면 그냥 무작정 걷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럼 관절 부위에 근육이 없는 사람들은 더 망가진다”고 했다. 다양한 연구 결과 30세 이후 근육량은 매년 1∼1.3%, 근력은 2.6∼4.1%가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50세 이후에는 근육량과 근력 감소율이 더 높아진다. 특히 근력의 경우 50세 이후에는 매년 15% 이상 떨어진다.
“근육이 많이 붙으니 자연스럽게 체중이 빠졌죠. 운동은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잘못된 운동으로 찾아오는 관절염 환자가 정말 많아요. ‘무릎 건강을 지키려면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고 하면, 환자들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그냥 걷는 운동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아요. 오다리나, 슬개골에 문제가 있으면 관절염이 더 악화됩니다. 그래서 꼭 의사의 진단을 받고 근력운동을 해야 합니다.”
송 원장은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은 별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걷기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중요한 것은 엉덩이와 햄스트링, 대퇴, 장딴지 등 코어 근력을 강화해야 무릎과 고관절 등을 움직일 때 중요한 관절이 튼튼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관절 부위 근육을 키운 뒤 걷든, 탁구나 테니스를 해야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 산스장 기구만 잘 활용해도 코어 근육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송 원장은 “우리 인체는 정말 신비롭다”고 했다. 무릎 관절염에 걸리면 허벅지 근육이 자연스럽게 빠진다는 것이다. 연구 논문에서도 오래전부터 나온 결과이고, 환자를 치료하며 임상적으로도 직접 봤다. 그는 “그런데 관절염이 치료되면 운동을 안 해도 다시 허벅지 근육이 붙는다”고 했다. 송 원장은 “그래서 관절염을 예방하는 게 건강한 삶에 중요하다. 그리고 관절염이 왔을 경우 잘 치료해야 히딩크 감독님처럼 평생 운동을 하며 살 수 있다”고 했다.
송 원장은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지금까지 2700건이 넘는 수술을 집도했다. 제대혈 줄기세포 수술은 분만 후 아기의 탯줄에서 나온 혈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해 아픈 무릎에 이식시키는 치료법이다. 연골이 재생된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근원세포인 줄기세포는 손상된 신체조직을 치유, 재생시킨다. 그는 “무릎이 아프면 움직이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면 건강할 수 없다. 튼튼한 무릎을 위해 근육운동은 필수”라고 다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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