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국공립 초중고교에서 교직을 떠난 10년 차 미만 교사가 62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3년 만에 30% 늘어난 수치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국공립 초중고교의 자발적인 중도 퇴직 교사 수는 1004명이다. 이 중 62%가 10년 차 미만 젊은 교사였다는 것이다. 사립학교까지 포함하면 이탈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젊은 교사의 연쇄 이탈로 공교육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5월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최근 1년간 이직 또는 사직을 고민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교권 침해 및 과도한 민원’(77.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실제 동아일보가 만난 교사들은 “나를 지키기 위해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학생이 가위를 들고 난동을 피워도 아동학대 신고를 당할까 봐 말리지 못해 공황장애를 겪은 교사, “세금으로 월급 받으면서 왜 말을 안 듣느냐”는 모욕을 수시로 당한 교사 등 교권이 무너진 현실은 참담했다. 이들은 2023년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이른바 ‘교권 5법’이 통과됐지만 교사가 보호받지 못하는 절망스러운 교실은 바뀐 게 없다고 토로했다.
낮은 처우, 과도한 업무, 경직된 조직 문화 등 학교라는 일터에서 성취감을 얻기 힘든 것도 퇴직하고 싶은 이유였다. 수업을 창의적으로 하고, 학생 지도에 열의를 보이면 “참교사병에 걸리면 오래 못 간다”는 냉소가 돌아온다고 한다. 노력한 만큼 보상이 따르지 않는 조직 문화에서 학부모 민원까지 겪고 나면 무기력감에 시달린다.
지금 10년 차 안팎 교사들은 교직 선호도가 높던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교대에 진학하거나 임용시험에 합격한 이들로, 상당히 우수한 자원으로 평가된다. 우수한 교사들이 헌신과 열정을 잃어가거나 교단을 떠나는 것, 모두 공교육의 손실이다. 교사가 사명감을 갖고 신나게 가르칠 수 있는 교실이 돼야 공교육의 경쟁력도 올라갈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