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전투기들을 보내지 않았나”
일각 “베트남전 당시 입대 회피 의식
군복무 신성함 가볍게 여겨” 지적
“네타냐후 영웅” 발언 두고도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19일(현지 시간) 미국과 공조해 이란 핵시설 공격을 계획, 실행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전쟁 영웅(war hero)”이라고 추켜세웠다. 또 자신 역시 전쟁 영웅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언론인인 마크 레빈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좋은 사람(good man)”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6월 자신과 공조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것과 관련해 “그는 전쟁 영웅”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내 생각엔 나도 그렇다”며 “누구도 신경 쓰지 않겠지만, 내가 그 전투기들을 보내지 않았냐”고 덧붙였다. 자신이 당시 미국 폭격기가 이란 핵시설 3곳을 타격하도록 지시한 것을 자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이 전쟁에 참여하거나 군에 복무한 적이 없는 것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전쟁 징집 당시 발꿈치뼈 돌기 진단을 받고 5차례 징병 유예를 받았다. 그동안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베트남전 등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항상 죄책감을 느껴 왔다” “보상하고 싶다”고 말해 왔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희생과 군인의 희생을 의도적으로 동일시하고 있지만, 이는 군 복무의 신성함을 가볍게 여기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네타냐후 총리를 전쟁 영웅으로 추켜세운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다. ICC는 지난해 11월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에 발생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민간인 인명 살상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ICC 회원국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국 땅을 밟으면 체포할 수 있는 상황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전쟁 영웅으로 공개적으로 칭찬한 것이다. 미국은 ICC 회원국이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영장을 발부한 것을 문제 삼아 ICC를 제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날도 미 국무부는 네타냐후 총리 영장 발부에 관여한 ICC 판사 1명과 검사 2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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