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훈 민트벤처파트너스 회장
감염내과 의사로 30년 넘게 활동
병원장-기업대표 거쳐 투자자 변신
의사와 경영인 연결 협업모델 추진… “혁신적 진단법-치료제 개발 사업화”
30년 넘게 진료 현장을 지키다 의료 벤처 투자자로 변신한 송재훈 민트벤처파트너스 회장.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의사로서 환자 한 명 한 명을 살리는 보람도 컸지만, 혁신적인 진단법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육성해 더 많은 환자들을 돕고 싶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송재훈 민트벤처파트너스 회장(68)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30년 넘게 입은 의사 가운을 벗고 벤처 투자자로 변신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지낸 감염내과 전문의인 송 회장은 성균관대 의대 학장, 삼성서울병원장, 차바이오그룹 회장 등을 거쳐 2020년 투자업계에 발을 들였다.
송 회장이 의료 벤처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12년 삼성서울병원장으로 취임하면서다. 송 회장은 취임 후 모든 교수에게 “논문만 쓰는 연구는 병원 내에 머물지만, 이를 사업화하면 전 세계 환자를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지에 제출하는 단기 연구에만 치중하지 말고, 새로운 치료법 개발 등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 적극 진출해 보자는 주문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연구 성과도 사업화로 이어지기까지 한계가 명확했다. 송 회장은 “병원이나 대학은 창업 전까지 도울 수는 있지만, 투자를 받고 회사가 성장하는 단계까지 지원하지 못한다”며 “많은 교수들이 이 문턱을 넘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송 회장은 국내에서 혁신적인 바이오 스타트업 탄생이 어려운 이유로 ‘현장 수요와 기술의 괴리’를 꼽았다. 송 회장은 “연구실에만 있는 창업자들은 투자자들이 바라는 것보다 자기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지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며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사와 시장 감각이 뛰어난 경영인들이 창업 초기부터 밀착해 사업을 같이 추진해야 하는데 한국은 이런 협업 모델이 극히 드물다”고 했다.
송 회장은 유망 스타트업에 자금을 대는 벤처캐피털(VC)을 넘어 ‘벤처 스튜디오’ 모델에 주목했다. 백신 기업 모더나를 직접 발굴하고 육성한 미국의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처럼 직접 기술을 찾고 사업화하는 한국형 바이오 벤처 스튜디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송 회장은 2020년 민트벤처파트너스를 설립해 바이오와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분사한 항암제 개발사 ‘에임드바이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만든 치매 치료제 개발사 ‘아델’, 파킨슨병 치료 기기를 개발한 영국의 ‘샤코 뉴로텍’ 등이 대표적이다.
송 회장은 “창업 전 단계부터 10년 가까이 회사를 함께 키워가는 벤처 스튜디오 모델은 한국에서 아직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이런 시도가 활성화되고 정부의 장기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국 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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