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거장이자 페루의 유일한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마리오 바르가스요사(사진)가 별세했다. 향년 89세.
고인의 아들인 알바로 바르가스요사는 13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에서 “아버지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1936년 페루에서 태어난 고인은 초창기엔 AFP통신과 프랑스 국영 TV 등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1963년 육군사관학교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도시와 개들’을 펴내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원주민 착취를 다룬 소설 ‘녹색의 집’, 소설의 전복성을 강조한 에세이집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한국에도 출간된 ‘염소의 축제’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등도 큰 사랑을 받았다.
바르가스요사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콜롬비아)와 카를로스 푸엔테스(파나마), 훌리오 코르타사르(아르헨티나)와 함께 라틴아메리카 문학 전성기를 이끈 4인방으로 꼽힌다.
1994년 영국 맨부커상과 비견되는 스페인 문학상 ‘세르반테스상’을 받았으며, 2010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노벨문학상위원회는 “권력 구조의 지도를 그려내고 개인의 저항, 반역, 좌절을 통렬한 이미지로 포착해냈다”고 평했다. 고인은 수상 강연에서 “가난하고 불의가 만연한 나라에서 글을 쓰는 게 사치로 여겨질 때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러한 의구심이 내 소명의식을 꺾진 못했다”고 했다.
고인은 정치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1990년에는 페루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했으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2011년 스페인은 고인의 문학성을 인정하며 그를 후작으로 봉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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