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에서 한반도 정책에 관여했던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사진)이 13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0세.
아미티지 전 부장관이 세운 컨설팅 기업 ‘아미티지 인터내셔널’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의 사인이 폐색전증이라고 밝혔다. 1945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7년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방부 차관보,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각각 지냈다.
특히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1∼2004년 국무부 부장관으로 활동하며 한반도 관련 업무에 깊숙이 개입했다. 2001년 1월 부장관 내정자로 워싱턴에서 한국 정부 인사들을 만났을 땐 ‘햇볕 정책’이란 용어의 폐기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가 주도해 공화당이 1999년 발표한 ‘아미티지 보고서’는 핵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포함해 북한에 대한 강경한 조치를 거론하면서도, 이 경우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또 한미일 국방장관, 외교장관 회담 상설화도 제안했다. 그는 국제정치학자 조지프 나이 전 국방부 차관보 등과 함께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차례에 걸쳐 펴낸 ‘아미티지·나이 보고서’에서도 미일(美日) 동맹 강화와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해 동북아 정세에 큰 영향을 끼쳤단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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