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친윤’ 권성동-이철규에 칼 겨눠…국힘 “정권 직할 검찰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8일 1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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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權 강릉 사무실 압수수색
건진법사-통일교 전 간부 연결고리 추적
채상병 특검, 李 의원사무실-자택 압수수색
송언석 “특검, 힘자랑 과하면 부러져” 반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왼쪽)과 이철규 의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왼쪽)과 이철규 의원.
특검의 칼날이 ‘친윤(친 윤석열)’ 핵심 의원들을 정조준했다.

특검은 18일 동시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이철규 의원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국민의힘은 “세 특검이 이재명 정권 직할 새로운 검찰로 운용되고 있다”며 반발했다.

● 김건희 특검, 권 의원-통일교 관계 살피는 듯

먼저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강릉 지역 사무실 등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권 의원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각종 청탁을 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간 연결고리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특검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권성동 의원 사무실로 압수수색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2025.07.18.뉴시스
김건희 특검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권성동 의원 사무실로 압수수색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2025.07.18.뉴시스
윤 전 본부장은 김 여사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할 목적으로 2022년 4~6월 2000만 원 상당의 샤넬백 2개, 2022년 6~8월 6000만 원대의 영국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천수삼 농축차 등을 전 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이 지난해 6월 22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진행한 ‘코리아 드리머 페스티벌, 청춘뉴런 2024’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한 바 있다. 당시 행사에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등 친윤 의원들도 영상으로 축사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또 2022년 2월 13일 통일교 관련 단체 천주평화연합(UPF)이 주최한 ‘한반도 평화서밋’ 행사에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을 참석하도록 권유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 채 상병 특검, 이 의원 ‘임성근 구명 로비’ 관여 의심

같은날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및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의 국회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18일 채상병 특검이 국민의힘 이철규의원 국회 본청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있다. 이 의원이 특검관계자들이 위원장실에 도착한 가운데 사무실을 나오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 의원이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에서 발생한 수해 당시 무리한 실종자 수색작업을 지시해 채 상병을 숨지게 했다는 혐의(업무상과실치사)를 받고 있다.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은 그가 채 상병 사건 관련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되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구명을 청탁했다는 것이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당시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통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채 상병 특검팀은 최근 임 전 사단장이 2023년 11월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사실을 파악하는 등 별도의 구명 루트가 활용됐을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 상병 특검팀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의원은 참고인 신분”이라며 “2023년 채 해병이 사망하고 사건 조사 결과가 나오고, 7월 31일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던 기간인 대략 (2023년) 7월~8월경 이 사건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이 의원이) 등장인물로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3년 사건 당시 통화 내역이나 메시지를 주고 받은 내용은 이미 확보가 돼있고 그 내용들 중 확인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면서도 이 의원이 통화한 대상자들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 국민의힘 “세 특검, 이재명 정권 직할 검찰”

친윤 핵심 의원들을 향한 특검의 수사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및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18일 오전 ‘무차별적 압수수색 영장남발 협조’ 관련 항의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의장실을 방문하고 있다. 2025.7.18.뉴스1
먼저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형적인 야당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말로 어이가 없다”며 “건진법사나 통일교 관계자 금품수수 사실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고 개입한 적도 없다. 통일교로부터 어떤 자금도 수수한 바 없다”고 했다.

이 의원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외희 개의에 앞서 “무자비하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통화 기록 한번 있다고 저렇게 무자비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도 움직였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또다시 무차별적인 압수수색 영장을 지금 집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세 특검이 마치 더불어민주당 직할 또는 이재명 정권 직할의 새로운 검찰을 운용하는 것으로 국민들께 비춰지고 있다”며 “힘자랑이 너무 과하다 보면 부러지게 되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는 특검의 압수수색을 막아서지는 않았다. 대신 송 비대위원장은 원내지도부,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우원식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항의 직후 송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향후 국회 경내에 대한 수사기관의 영장 청구나 사법부 영장 발급에 대해 신중을 기해달라는 강력한 대국민 메시지를 내달라고 부탁했는데 아쉽게도 ‘검토하겠다’는 이야기밖에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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