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채상병 사건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를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전달한 적 없다고 진술했던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22일 법정에서 VIP 격노설을 전해 들었다고 시인했다.
위증 혐의로 구속 기로에 선 김 전 사령관이 2년 만에 진술을 번복하면서 김 전 사령관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김 전 사령관 변호인 김영수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면서 “오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대통령이 화가 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부분에 대해 인정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들은 것도 아니고 소문을 통해 들은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누구로부터 어떤 구체적인 내용을 들었다고 할 수 없었다”며 VIP 격노설을 부인한 배경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그 당시에 대통령과 장관은 격노한 적 없다고 했기 때문에 ‘내가 들은 게 맞나’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며 “대통령이 그런 격노를 했다고 감히 떠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사령관은 ‘VIP 격노’를 박 대령에게 전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사령관이 들었다고 했기 때문에 아마 박 전 대령한테도 그런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김 전 사령관은 지난해 2월 박 대령의 항명 혐의 군사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VIP 격노설을 박 대령에게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정민영 채상병 사건 특검팀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증언 내용이 허위라는 점에 대해 조사를 통해 충분히 확인됐다”며 “군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연락 내용 등을 종합해 볼 때 증거 인멸 가능성이 있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전 사령관에 대한 구석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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