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나토 불참, 미뤄진 트럼프와 ‘상견례’…방미 타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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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6월 22일 2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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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한미 정상회담 빠른 계기 찾아 재추진 전망
美, 이란 공습에 불똥…군사적 입장·간접 지원 압박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제26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2025.6.20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제26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2025.6.20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4~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초 이 대통령은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무게를 뒀지만,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직접 개입하며 중동 정세가 악화하자 불참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22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여러 가지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로 인한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에는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정부는 대통령 취임 직후의 산적한 국정 현안에도 불구하고, 그간 대통령의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적극 검토해 왔다”며 “여타 정부 인사의 대참 문제는 나토 측과 협의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두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 및 방위비 협상 등 외교·안보 현안이 산적한 만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무산된 첫 한미 정상회담을 성사할 복안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이날 이란의 주요 핵 시설 3곳에 대한 정밀 타격을 감행하며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던 우리 정부에도 불똥이 튀었다. 나토 정상회의가 군사 동맹의 성격인 만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한국 역시 동맹국으로서 군사적 입장이나 간접 지원에 대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 참석 여부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나토 참석의 실익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런 불확실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섣불리 나서기보단 다음을 기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지역의 긴장 격화로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 고조도 불참 결정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란이 보복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에너지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35%, LNG의 33%가 통과하는 ‘에너지 수송’ 역할을 하는 곳으로,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곳을 통과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라며 “중동리스크로 인한 유가 급등, 환율 상승 상황에서 경제 대응 지휘자가 자리를 비우고 출국하는 것은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달 8일이면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의 유예기간(90일)이 종료되는 만큼 조속히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통상 실무협상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할 경우 정상들이 만나 물꼬를 터주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빠른 계기를 찾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이 대통령의 오는 7~8월 방미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이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미국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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