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500억 달러 투자펀드 합의
李대통령-트럼프 오늘 회담 앞두고
대출-보증 아닌 직접투자 증액 요구
‘정상회담 차질’ 취지의 강한 압박도
한일 정상회담 마치고 美로
24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공군1호기에 올라 인사를 하고 있다. 1박 2일 방일 일정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이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으로 향했다. 도쿄=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았다. 하지만 한미는 대미(對美) 투자와 농축산물 개방을 두고 아직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미 직접 투자를 대폭 증액할 것은 물론이고 쌀, 소고기 시장 개방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는 대미 투자펀드 확대와 직접 투자 비중 등 세부 이행 계획 등을 요구했다. 한미는 지난달 31일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해 1500억 달러(약 210조 원) 규모 ‘마스가(MASGA) 펀드’를 포함해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정부가 대미 투자펀드는 직접 투자 대신 대부분 대출과 보증을 통해 조달할 계획을 밝히자 트럼프 행정부가 직접 투자를 크게 늘릴 것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협상 합의 결과를 두고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됐던 쌀, 소고기 등 농축산물에 대해서도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협상 타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과의 교역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하고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겠다고 합의했다”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농산물 추가 개방에 선을 그었다.
위성락 대통령안보실장은 24일 “한미 간 아직 협의를 요하는 현안들이 있다”며 “정상회담을 할 타이밍쯤 되면 조율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22일 조현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한미 무역 관계의 공정성 및 호혜성(fairness and reciprocity)을 복원하는 데 도움을 줄 진보적인 의제를 중심으로 한미 관계 진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세 합의에 대한 이견이 집중 논의되고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미국이 사실상 지난달 30일 타결된 한미 관세 합의를 흔들면서 추가 요구를 내놓은 가운데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이 ‘정상회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24일 출국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한마디라도 더 설득할 수 있다면 당연히 가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