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탄 張대표 “내부 총질하는 분엔 결단” 尹어게인
鄭대표 “국힘은 내란정당…악수는 사람과” 강경
민주 “제1 야당 극우 점령, 최악…힘으로 퇴출”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기자회견을 가졌다. 장 대표는 결선 투표에서 22만302표를 득표 김문수 후보와 2367표차로 이겼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 새 당대표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강성 반탄 친윤’ 장동혁 의원이 선출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선출된 정청래 대표는 국민의힘을 ‘내란정당’으로 규정하며 ‘정당 해산’까지 언급했다. 여야 모두 강성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강 대 강’ 극한 대치를 피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여야의 충돌이 이재명 정부의 걸림돌로 작용할지, 이 대통령이 여야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할지 등 정치권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 여야 나란히 ‘강성 인물’ 당 대표로
26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대표 취임 이후 “원내 단일 대오가 되지 않는다면 밖에 있는 우파 시민들과의 연대가 불가능하다”며 “원내 분란이 계속된다면, 그것을 계속 묵인하고 방치한다면 그분들과의 연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일대오에서 이탈하고 내부 총질하는 분들에 대해 결단하겠다고 했지, 무슨 파, 무슨 계 누구라고 말씀드린 적은 없다”고 했다.
가장 논란이 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접견’을 추진하겠다며 ‘반탄’ 입장을 이어갔다. 장 대표는 “전대 기간 중 당원들과 국민들께 약속드렸던 것은 특별한 사정의 변화가 생겨서 지킬 수 없는 게 아니라면 (윤 전 대통령 접견 약속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5.8.21/뉴스1
대표 취임 후 밝힌 소감대로 장 대표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 대회 출마자 중 가장 오른쪽에 치우친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윤어게인’ 움직임의 핵심인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 씨의 공개 지지를 받기도 했다.
장 대표가 취임 소감에서 밝힌 ‘내부총질 자와의 절연’ 역시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주장한 한동훈 전 대표, 조경태 의원 등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의 국민의힘 대표 선출로 국회 상황은 경색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카운터파트인 집권 여당 대표는 강성인 정청래 대표로,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는 국민의힘을 정당으로써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공개적으로 그동안 국민의힘 대표직을 수행해 오던 송언석 의원과 공개 석상에서 악수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갈등 상황을 자주 보였다.
정 대표는 앞서 악수 논란에 대해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면서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고 언급해 국민의힘에 대해 극단적으로 낮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정 대표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은 이날 장 대표 선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최악의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가 됐다. 한때 집권당이었던 제 1야당을 극우가 점령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한민국에 최악이 등장했다. 국민들의 힘으로 퇴출시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한일정상회담을 마치고 일본 도쿄에서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1호기에서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8.25. 뉴시스
●9월 정기국회부터 국회 경색 전망
여야 지도부 확정 이후 처음 본격화하는 9월 정기 국회는 벌써부터 살얼음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이 ‘더 센 상법’, ‘노란봉투법’ 등 논란이 되는 경제 법안을 이미 처리했지만, 특검 수사 인원과 대상을 확대하는 ‘더 센 3대 특검법’ 개정안이 남았다. 여기에 검찰·사법·언론 개혁 등을 위한 입법 추진도 추석 전 처리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법 개정안을 내년 ‘지방선거 탄압용’으로 규정한 상황이어서 여야 협의를 통한 법안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협의 없이 앞서 상법 개정안과 노조법 개정안 같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하면 국민의힘과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9월 국회가 ‘식물국회’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여야 갈등은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난제다. 통합을 강조하고 있는 이 대통령은 여야의 대치 상황이 국정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9월 정기 국회에서 국정감사와 예산안 처리 등의 현안이 있어 여야 갈등 국면은 정부의 정책 추진에 족쇄를 채우게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대통령 공군1호기에서 “여당 대표의 입장과 대통령의 입장은 다르다”며 “야당의 대표가 법적인 절차를 거쳐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나는 여당 대표로서 궂은일, 싸울 일을 하는 거다”라며 “(이 대통령과)따로 또 같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입장 변화가 없을 것이란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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