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 적절히 관리해야 안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6일 16시 56분


코멘트

CSIS 연설서 北과 대화 필요성 강조
“엄청난 제재의 결과는 끊임없는 핵개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워싱턴=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미 양국은 북한 도발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대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상 의무는 철저히 준수돼야 하고 한국도 이 체제를 철저히 준수하고 비핵화 공약을 지킬 것”이라며 “그것이 남북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도 분명하다”고 했다. 한국은 물론 북한도 국제사회의 비핵화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

이 대통령은 또 “한반도에 비핵·평화와 공존의 길이 열릴 때 한미동맹도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차원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화해와 협력의 남북관계야말로 한국과 북한 모두에, 나아가 한국과 미국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대북 확성기 제거 등의 조치에도 북한이 거친 반응을 보이는데 타개책이 있냐’는 질의에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서 엄청난 제재를 가했지만, 결과는 끊임없는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이라며 “재래식 무기는 우리가 압도적으로 앞서지만, 핵무기는 없기 때문에 (한국의) 엄청난 재래식 무기와 그들(북한)의 핵무기가 공포의 균형을 이룬 상태가 됐고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강력하게 제압은 하되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기 위한 구체적 노력도 필요하다”며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은 그냥 억압한다고만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고 필요하면 적절하게 관리할 수단도 필요하지 않을까, 그게 훨씬 더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그래야 한국 내 약 20만 명의 미국인들과 2만8500명의 주한미군이 더 안전해지고, 양국 국민의 일상도 더욱 번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민과 주한미군의 안전을 위해서도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