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대통령, 자국민 신경 써줬다며 사의
李 “국가 위상 걸맞게 외국인 대우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9차 수석·보좌관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5.09.04.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당 대우나 임금 체불 사례에 대한 실태조사를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 아침 수석급 회의에서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당 대우나 임금체불 사례 등에 대해 실태 조사와 체계적 보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통상국가에서 문화국가로 변모한 대한민국 국가 위상에 걸맞게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이 부당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며 “이에 대해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하고 방안을 마련해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처우 개선을 특별히 강조한 이유는 전날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 통화하며 자국민에 대해 ‘특별히 신경을 써주어 감사하다’는 뜻을 전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다른 정상들과 통화에서 (자국민 노동자에 대한 언급이) 꼭 등장하는 것을 두고 ‘이제는 우리가 과거 수혜를 입던 국가가 아니라 기여하고 공여하는 국가가 됐다’는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또 이런 지시 배경에는 국내 체불임금 얘기가 나오다가 외국인 노동자까지 다 챙겨봐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이달 2일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임금 체불에 대해 “이 사람들이 강제 출국당하면 영영 떼먹을 수 있으니까 일부러 임금 체불을 한다고 한다. (불법 체류자로) 걸렸다고 무조건 내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주들이 그걸 노리고 신고한다고 하더라. 임금을 떼먹고 신고해서 강제 출국시키는 게 나라 망신을 시키는 것”이라며 “임금을 떼먹힌 외국인 노동자들은 출국을 보류해 주고 돈을 받을 때까지 기회를 주는 것도 검토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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