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北 압박하면 핵폭탄 더 만들것… 개발 중단땐 제재 완화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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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맞아 3일 美타임지 인터뷰
“그냥 핵개발 말라하면 北이 듣겠나
용인-비핵화 사이 중간지점 존재”
‘안미경중’ 끝… 美와 함께, 中도 관리”

“현재와 같은 압박을 계속한다면 북한은 더 많은 핵폭탄을 계속 생산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핵무기 개발을 그냥 중단하라고 하면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이날 공개됐다.

이 대통령은 ‘핵 중단-축소-폐기’ 3단계 비핵화 로드맵을 강조하며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를 보상으로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단기 목표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그리고 북한의 핵개발 중단 조치에 대해 일부 보상을 해줄 수 있을 것이며 그 후에 군축(disarmament), 그리고 나서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핵 활동 중단에 대해서도 제재 완화 등 보상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군축 협상을 거쳐 비핵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 이 대통령이 취임 후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군축 협상 시 사실상 북핵을 용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에는 “(북핵 용인과 비핵화 사이) 중간 지점(middle ground)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경수로를 지어주면 핵시설을 해체하는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거론하며 “부분적인 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위한 협상”을 제안했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나와 같은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한다는 전통적 방정식(안미경중)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대신 경쟁하는 초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이 ‘가교(bridge)’ 역할을 하면서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이 대통령이 강조했다고 타임지는 보도했다. 다음 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유력해지면서 미중 정상 외교 가능성이 커진 것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우리의 가치는 한미 동맹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 관계, 경제적 유대, 인적 교류가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은 물론 새로운 글로벌 질서에서 미국과 함께할 것이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적대감에 빠뜨리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한국이 두 진영 간 대립의 최전선에 서게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취임 100일#美타임지 인터뷰#북한#한미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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